
그래서 제 평소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20여년 전 시트콤 '세 친구' 속 통통 튀는 안연홍이 펜트하우스2에서 미스테리한 입주 과외교사 진분홍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안연홍(45)은 "펜트하우스 본방송을 사수하던 팬으로서 캐스팅 연락을 받고 기뻤다"며 "진분홍 때문에 다른 배우들 분량이 줄어든다는 얘기가 나올까 걱정이 많았는데 진분홍에 관해 관심을 갖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고상아를 연기하는 윤주희 씨가 진분홍의 정체가 뭔지 물어보더라고요.
정말 얘기해주고 싶은데 저도 아는 게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웃음) 진분홍의 과거도, 은별이와 어디로 사라진 건지도, 앞으로 나올 모습도 저도 너무 궁금해요.
바람이 있다면 시즌 3에서 제가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벌을 크게 받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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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변 지인에게 내가 주단태(엄기준)보다 더 무서웠다는 이야기를 들어 놀랐다"며 "젊은 친구들은 제 기존 이미지를 몰라서 저를 진분홍 자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얼마 전 12살 때 출연한 드라마 '토지' 속 제 모습을 보게 됐는데 배우라는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 울컥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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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대부분을 연기와 함께 살아온 그는 배우 생활의 터닝포인트로 드라마 '토지', '세 친구', '펜트하우스2'를 꼽았다.
"'토지'는 연기자로 처음 발을 내딛게 된 작품이고, '세 친구'는 시청자 여러분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펜트하우스2'는 코믹한 이미지를 한 번에 벗어버리고 색다른 모습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해준 작품이죠."

"'내가 이대로 사라지는구나'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아직도 나는 연기를 잘 해낼 수 있구나',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역할이든지 다 소화해내는 '만능연기자'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이제 어떤 역할이 들어와도 열심히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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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40대 중반에 접어든 안연홍은 "남은 40대에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드라마를 꼭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작품을 통해 이런저런 역할을 하면서 좋은 모습도, 나쁜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극이라면 주모나 무당처럼 제가 안 해봤던 역할들을 해보고 싶고, 장르극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코믹 연기를 멀리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유쾌한 작품으로 웃음도 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