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위너 강승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음악에 녹여냈다.

강승윤은 29일 오후 첫 정규앨범 '페이지(PAGE)'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강승윤의 솔로 앨범은 무려 8년여 만. 이날 강승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만든 음악들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돼 행복하다. 내겐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10년의 음악 활동을 회고하는 느낌의 앨범이라 세상에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꿈만 같은 기분이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페이지'는 강승윤의 지난 날들을 그려냄과 동시에 앞으로 그가 펼쳐낼 또 다른 페이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앨범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이틀곡 '아이야(IYAH)'를 비롯해 '그냥 사랑 노래', '멍', '스킵(SKIP)', '안 봐도', '베러(BETTER)', '캡틴(CAPTAIN)', '뜨거웠던가요', '365', '싹', '비야', 스페셜 트랙 '아이야'가 수록됐다.

그간 위너의 히트곡을 다수 탄생시킨 강승윤은 정규 1집 '페이지'에 수록된 12곡을 전부 작사, 작곡하며 또 한 번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서의 면모를 가감없이 담아냈다.

강승윤은 '페이지'에 자신의 이야기를 눌러 담았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끝에 나오는 앨범이라 사랑보다는 내 얘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연 그는 "나 자신, 그리고 내 음악을 들어주시는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솔직하게 담아내는 게 가장 큰 주제였다. 대다수의 곡들이 그냥 사랑 노래라기보다는 하나의 감정이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지'를 10년 음악생활의 '회고록'이라 비유한 강승윤은 "트랙리스트를 돌아보니 10년을 회고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음악을 하면서, 혹은 살면서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라고 그 이유를 전했다.

위너 음악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는 "장르적으로 위너와 내 음악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위너 또한 다양한 음악을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의 차이점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다만 "안에 들어간 메시지가 차별점일 것 같다. 위너에서는 퍼포먼스나 사람들이 원하는 세련되고 청량한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두고 그런 곡들을 내세웠다면, 솔로는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풀어낸 것이 차별점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특정한 방향을 설정하지는 않았다고. 강승윤은 "메시지가 있으면 그걸 발전시키는 데에만 몰두할 뿐, 어떤 장르로 만들겠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노래를 부르는 건 당연히 어렸을 때부터 록을 했으니 록 발성이 편하긴 하지만, 곡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요즘 오히려 록이 도전적인 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장르적으로 구애받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는데 막상 트랙리스트를 보니 모든 곡이 기타 사운드를 베이스로 하더라. '사람이 변하지 않는구나', 또 '이게 내가 잘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웃었다.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 '아이야'는 나이가 들수록 갖게 되는 책임감과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가사가 공감과 위로를 안기는 곡이다. 강승윤 특유의 시원시원한 보컬과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강승윤은 '아이야'에 대해 "처음 스케치했을 때의 감정을 담아낸 노래다. 그룹의 리더이기도 하고, 성향상 부담감과 책임감 등에 어깨가 많이 짓눌려있을 때가 있었다. 그때 곡이런 감정들을 풀어내고 싶다고 생각하며 곡을 스케치했다"며 "어머니는 항상 나를 아이 취급한다. '나는 아직 우리 엄마한테는 아이인데, 너무 어른인 척하고, 부담감에 짓눌려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지금의 '아이야'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이야기라고 했지만, '아이야'에는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이들에 대한 '위로'도 녹아있다고. 강승윤은 "많은 분들이 자기 자신이 모든 걸 껴안고, 책임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분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후렴구에 떼창 파트가 나온다. 강승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떼창 파트를 넣어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컬적으로 스킬풀하게 잘 하려고 한 노래는 아니다. 메시지가 가장 중요한 노래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어주시고, 내가 전하고 싶은 진심을 느껴주시고 살아가는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강승윤은 첫 정규앨범인 만큼, 컬래버레이션에도 힘을 줬다. 수록곡 '안 봐도'에는 사이먼 도미닉이 피처링으로 참여했고, '스킵'에는 원슈타인이 목소리를 더했다. '베러'엔 위너 멤버 송민호가 작사와 피처링으로 참여했고, '아이야' 스페셜 트랙에는 윤종신이 함께 했다.

강승윤은 "피처링 참여 아티스트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민호는 같은 위너 멤버이기도 하다 보니 피처링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with라고 썼다. 민호가 랩으로 사람들이 놀랄 만큼의 어려운 박자를 만들겠다고 하더라. 내가 웬만하면 민호의 랩을 다 외워서 할 수 있는데 이 곡은 못 한다. 외워도 계속 박자를 까먹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쌈디 형은 2010년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같은 부산 사람이라고 나를 챙겨주던 것을 시작으로 인연이 이어졌다. 민호한테 '안 봐도'를 들려줬는데 피처링 아티스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 이 곡의 분위기와 쌈디 형의 분위기나 래핑과 잘 어울리더라. 그래서 바로 연락했는데 노래가 좋다면서 바로 작업해보겠다고 했다. Mnet '고등래퍼4' 촬영 중인데도 흔쾌히 참여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원슈타인에 대해서는 "'쇼미더머니9'를 보고 너무 팬이 돼서 회사에 연락해 요청했다. 사람이 너무 순수하고 맑고 매력 있더라. 지금은 연락처도 교환하고 친분이 생겨서 반말도 하는데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다"고 극찬했다.
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윤종신이 참여한 '아이야' 스페셜 트랙. Mnet '슈퍼스타K2'를 시작으로 위너의 리더이자 메인보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강승윤은 해당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윤종신과 만났다. 당시 참가자와 심사위원으로 만났던 두 사람은 현재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야' 스페셜 트랙은 강승윤이 지녀온 지난 10여 년간의 삶의 물음들에 윤종신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강승윤은 "무조건 윤종신 선생님이랑 이 곡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락했다. 내 멘토이기도 하고, 인생 선배로서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에 대해 대답을 해주는 형식의 곡을 써주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흔쾌히 '승윤이가 원하는 게 있으면 다 해줘야지'라고 얘기해줘서 감동 받았다. 열심히 두 가지 버전으로 가사도 싹 다르게 써주셔서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윤종신 선생님과 함께한 곡이 마지막 12번 트랙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는 "윤종신인 이방인 프로젝트로 해외에 나가 있었을 때였는데 직접 녹음 장비를 준비해 녹음해준 거였다. 후렴구에 애드리브도 넣어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곡이 끝나는 마지막 부분에 '잘 컸다'라고 녹음해주셨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했다. 거기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이 한 문구 때문에 1번 트랙이 솔로 버전 '아이야'가 됐고, 12번 마지막 트랙이 윤종신 선생님과 함께한 '아이야'가 됐다. 이 앨범의 마지막 가사는 '잘 컸다'다. 윤종신 선생님은 정말 센스쟁이다"라며 감격했다.

위너 멤버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강승윤은 "축하를 많이 해준다"면서 "특히 송민호는 좋은 친구이자 음악적 동료고 서로 영감을 나눠주기도 하는 사이다. 민호한테는 직접 집으로 가서 음악을 다 들려줬다. 냉정한 피드백을 많이 해줬다. 그런 부분들을 가지고 수정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위너 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페이지'를 한 마디로요? 강승윤 이름 석 자인 것 같아요. 부르거나 만들었던 곡 중에서 이번 곡들이 가장 나다운 앨범이라 제 이름 석 자로 결정하고 싶어요."

끝으로 강승윤은 "'페이지'는 프롤로그의 결말, 클라이맥스인 것 같다. 이 부분이 지나고 나면 비로소 강승윤이라는 책의 1막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며 "한 번 소비되는 음악이 아니라 오래 기억되면서, 어떤 상황에서 듣고 싶다고 생각되는 앨범이었으면 한다. 책을 읽다가 괜찮은 구절이 있으면 책갈피를 꽂지 않느냐. 그런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 언제든지 마음이 지치거나 이 노래를 들었을 때를 추억하고 싶을 때 펼쳐볼 수 있는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고 고백했다.

강승윤의 정규 1집 '페이지'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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