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35명으로 출발…첫해 480건, 최근 연간 60만건 감정 수행
박종철씨 고문치사 규명 등 역량 발휘…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등은 오점으로
66주년 국과수, 구미 여아 사건으로 재주목…"틀릴 확률은 제로"
오는 25일로 개원 66주년을 맞는 첨단과학수사의 산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구미 여아 사망 사건을 계기로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국과수는 경찰과 검찰, 군사기관 등 각급 수사기관의 범죄수사 증거물에 대한 과학적 감정을 수행해 사건 해결과 범인 검거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현재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있다.

역사는 대한제국 말기인 1905년 법무국에 설치된 지문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우리 정부 조직 내에서는 1955년 3월 25일 내무부 산하로 설립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시작이다.

2010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승격했다.

1955년 총무과·법의학과·이화학과 등 3과에 직원 수 35명으로 출범한 국과수는 지금은 본원(3부 11과)·지방과학수사연구소 5곳·출장소 1곳에 정원 454명(현원 414명)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출범 첫해 480건에 그쳤던 감정 건수는 최근에는 연간 60만건 수준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유전자 분석 20만건,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 분석 6만 4천 건, 혈중알코올농도 분석 3만 건, 시체부검 및 검안 9천 건 등 총 58만여 건의 감정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66년간 국과수는 1987년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 1983년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파 사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참사, 2006년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 2008년 숭례문 방화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 사건 등 국내외 굵직한 사건·사고에서 역량을 발휘해왔다.

불명예스러운 사건도 없지 않았다.

허위 필적감정으로 무고한 시민이 옥살이하도록 한 1991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대표적인 오점이다.

지난해에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의 재심 과정에서 국과수 감정서 조작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과수는 범죄수사 증거물 감정 외에 공무원 채용시험 금지약물 검사, 병역 면탈 약물 분석, 주민등록증 지문 복제방지 기술 개발, 과거사 관련 희생자·유족 DNA 정보 보관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과수는 개원 66주년을 맞아 고도화·대형화하는 범죄에 대응하는 고품질 감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감정기법을 계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수년 동안에는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활용 음주여부 확인, 합성대마류 74종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신종마약 분석법,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위조지폐 감정 시스템 등을 개발해 기존에 해결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범죄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경북 구미에서 6개월간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건과 관련해 국과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과수는 숨진 여아의 친모가 당초 어머니로 알려진 김모(22)씨가 아니라 김씨의 친정어머니 석모(48)씨라는 사실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냈다.

박기원 국과수 법과학부장은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66주년 관련 정책설명회에서 구미 사건에 대해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데 틀릴 확률은 제로"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부장은 "이번 사건에서 친자관계 확률은 99.999%이고 틀릴 확률은 1조분의 1"이라며 "지방연구소 검사 결과를 자체적으로 크로스체크(대조검토) 하고 본원에서도 다시 확인했으며 그 뒤에도 추가로 확인했기 때문에 틀릴 확률은 제로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