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덕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상임이사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의 디캠프 사무 공간인 프런트원에서 디캠프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덕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상임이사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의 디캠프 사무 공간인 프런트원에서 디캠프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생존 확률이 좀 떨어지더라도 황당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더 찾을 겁니다.”

국내 최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김영덕 상임이사는 지난 22일 “아이폰의 애플처럼 이전엔 없던 시장을 만드는 혁신 기업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2013년 출범한 디캠프는 직간접 투자 또는 보증으로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있다. 국내 은행 18곳과 주택금융공사가 8450억원을 출연했다. 국내 유명 벤처캐피털(VC)업체와 협력해 각종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디캠프는 지난 3년간 스타트업 지원으로 6조7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자리 창출 규모는 같은 기간 3만2523개에 달했다.

“유니콘 기업은 시장에서 스스로 성장”

김 이사는 디캠프의 네 번째 수장으로 지난달 취임했다. 그는 G마켓을 공동 창업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킨 스타트업 기업가 출신이다. 롯데정보통신 정보기술연구소장, 롯데액셀러레이터 사업총괄 상무를 지냈다. 2007년부터 3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젤 투자 경험을 쌓기도 했다. 디캠프 상임이사를 맡기 전에 디캠프의 스타트업 경연대회(디데이) 심사위원을 지낸 만큼 캠프 운용시스템에도 친숙하다. 김 이사는 “디캠프는 재원 규모는 크지만 민간 조직이기 때문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벤처)보다는 1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니콘 기업은 시장이 만드는 것”이라며 “1000억원 이상 가치의 기업을 수백 개 육성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성과 올린 VC에 우선 투자

디캠프는 그동안 23개의 관련 펀드에 4338억원을 투자했다. 김 이사는 “VC가 본업인 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투자 성과 이력이 있는 VC는 우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상당수의 VC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만큼 재원을 마련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쓰고 있다. 김 이사는 실리콘밸리처럼 성공한 투자 이력을 가진 VC가 손쉽게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국내에도 새로운 간접 투자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은 적극 도울 예정이다. 해외 진출의 새로운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국내 기업의 수출을 이끌었던 종합상사 방식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그동안 국내 기관의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은 관련 해외 연락처만 제공하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현지 시장 조사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 출시까지 끝까지 도와주는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