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서 '제2 인생' 도전 사례 잇달아…네 모녀,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동문돼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50여 년 만에 다시 전문대에 들어간 신입생이 나타나 관심을 끈다.

19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제주 한라대 관광일본어과 21학번 권무일씨가 그 주인공이다.

1942년생인 권씨의 나이는 올해로 꼭 80세다.

1960년대에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 은퇴한 뒤 2004년 제주에 정착했다.

제주 역사와 관련된 글을 쓰던 그는 최근 고대 탐라사와 관련한 집필에 매달렸다.

그러나 사료가 부족해 늘 한계를 느꼈다.

제주와 근접한 일본에 혹시 사료나 논문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집필에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기에 대학에 들어가 일본어 기초부터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주변 사람들의 찬사와 격려는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권씨는 전문대교협을 통해 "일본 서적을 읽을 만큼 실력이 향상될지도 의문이고 원하는 자료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젊은이들과 청춘을 만끽하면서 일본어를 알고 이웃 나라 일본을 알게 되는 등 얻는 것은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요즘 100세 인생이라던데 80세는 또 다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네 모녀가 전문대 같은 과 동문이 된 이색 사례도 있다.

신입생 신경여(63) 씨는 세 딸의 권유에 올해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최고령 학생으로 새 출발 한다.

신씨에 앞서 둘째 김수진 씨가 2009년에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해 학업을 마친 뒤 첫째이던 나연 씨에게 입학을 권유했고, 나연 씨가 2012년 입학, 셋째 수현 씨까지 권유에 따라 2013년 잇따라 같은 과에 입학해 학업을 마치면서 자매 동문이 됐다.

여기에 신씨까지 막내딸의 뒤를 이어 대학에 진학하며 네 모녀 동문이 탄생하게 됐다.

신씨는 "선배이기도 한 세 딸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 의미 있는 학교생활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평생교육 차원에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 위해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문대 구성원들은 앞으로도 산업체 맞춤형 실무교육과 평생 직업교육 중심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