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아픈 데 없어요? 식사는 잘하셔?"
9일 오전 광주 동구 강남요양병원의 폐쇄된 현관에서는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아흔의 노모와 네 자식이 5개월 만에 상봉했다.
방역 당국이 비접촉 방문 면회 기준을 마련하면서 이 요양병원에서도 이날부터 제한적인 가족 면회가 재개됐다.
가족들은 지난해 추석 면회 때 앞으로 계절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얼굴 한 번 마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자식들은 해가 바뀐 뒤 처음으로 면회가 된다는 연락을 받자 평일 오전인데도 만사를 제쳐두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달려왔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잠을 자고, 뭘 하고 사는지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궁금하고 그리운 소식이었다.

멀리 떨어져 사느라 찾아오지 못한 다른 형제의 근황까지 나누느라 10분 남짓한 면회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석별의 대화를 지켜보던 병원 관계자도 마음이 애잔했는지 휠체어에 앉아 담요를 두른 노모, 비닐 가림막 너머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자식들의 얼굴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아 선물했다.
강남요양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영상통화로만 만나온 가족들의 그리움이 컸던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당장 종식되지는 않겠지만 비대면 면회라도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대면 면회와 함께 이날 전국의 요양병원에서는 접촉 면회도 부분적으로 다시 시작됐다.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은 면회객이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는 조건으로 임종을 앞둔 환자나 중증 환자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