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재목, 맷집 달라" vs "중앙정치 경험 부족, 반기문 2탄"
차기주자 선두권으로 올라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년 뒤 어떤 모습일까.

대선을 꼭 1년 앞둔 9일 윤 전 총장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대권 주자 기근에 시달려온 범야권은 검찰을 박차고 나와 단숨에 대권 지지율 1위를 거머쥔 '자연인' 윤 전 총장의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대척점에 섰던 상징성을 그의 첫 번째 강점으로 꼽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상식과 정의, 공정이라는 기본 가치를 바탕으로 헌법 정신을 지키는 이미지를 스스로 형성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잘못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더 싫다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높은 대권 경쟁력을 기대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인'으로서 기본 자질을 갖췄다는 데도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 '킹메이커'를 자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통화에서 "재목으로 괜찮아 보인다"며 "정권을 잡으려면 뱃속에 불타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타고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국민 후보'라 부르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국가를 경영할만한 원칙과 소신이 있는 바른 사람으로 그를 평가한다"고 전했다.

중앙 정치 무대의 경험 부족은 윤 전 총장의 약점이다.

고건 전 국무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야권의 한 전직 의원은 "지금까지는 칼을 휘두르는 칼잡이로 살아왔다면, 이제 국민 여론이라는 칼날 위에 서게 된다"며 "지지율은 창문 열면 사라지는 목욕탕 수증기 같은 것일 수 있다"고 비유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적폐 수사에 대한 집념은 확인됐지만, 정치인으로서 경륜을 보여준 바 없다"며 "지지율 조정은 필연"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지지율이 단순히 '거품'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실패한 관료 출신 정치인들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기현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온실'이 아니라 '정글'에서 생존력을 키웠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내쫓아서 정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케이스로, 정치 입문 계기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가장 중요한 것은 투쟁력과 맷집"이라며 "윤 전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과 싸우면서 여기까지 올라와 다른 관료 출신 정치인들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