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서 소형트랙터 '인기'…농기계업계 최대 실적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농기계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집가꾸기 수요로 소형 트랙터 판매가 늘어난 북미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2위 농기계업체 TYM(옛 동양물산기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5.5% 증가한 7133억원(잠정)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이 회사의 사상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7.2% 늘어난 298억원으로 집계됐다. TYM은 중국 합작법인의 사업 중단 이후 회계 손실을 2016~2018년 인식하면서 3년 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하다가 2019년 흑자 전환했다. 이후 1년 만에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TYM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북미지역에서 트랙터 판매가 크게 늘어서다. TYM의 지난해 북미지역 매출은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TYM 관계자는 “대리점 판매뿐만 아니라 소매점을 통해서 트랙터를 직접 판매하는 등 유통시장을 확대했고,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요 지역에 유통센터를 세워 운영하며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북미지역에서 소규모 농업을 하거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 용역을 맡기지 않고 직접 관리하면서 소형 농기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도 한 이유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50마력 이하 트랙터 판매 증가율이 중대형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약 232조원(2018년 기준)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농기계 시장에서 북미시장은 약 38조원을 차지한다. 존디어 등 글로벌 농기계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농기계업체들도 이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다.

국내 1위 업체인 대동(옛 대동공업)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매출은 8937억원으로 전년보다 7.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70억원으로 12.3%, 당기순이익은 183억원으로 588.3% 증가했다.

대동은 북미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판매도 늘었다. 수년간 정체 상태였던 국내 농기계 매출이 지난해 16%(별도 기준) 증가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북미 시장에서 트랙터 판매도 2019년 1만1900대(소매 판매 기준)에서 지난해 1만6000대로 34.5% 증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