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지난해 순이익 1.7조…'금융 빅4'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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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순이익 1조 클럽’

○순익 줄었지만, ‘빅4’ 진입
농협금융은 지난해 1조73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다. 2019년 순이익 1조7796억원 보단 437억원(2.5%) 감소한 수치다. 농가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낸 농업지원사업비(4281억)를 합치면 실제 순이익은 2조693억원에 달한다.2019년 농협금융은 농업지원사업비 차감 전 기준으로 2조693억원의 이익을 거둬 우리금융(순이익 1조9041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사업비를 차감한 순수 순이익(1조7796억원)은 우리금융에 못 미쳤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31% 줄어든 1조3073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엔 농협금융이 사업비 차감 후 기준으로도 우리금융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금융지주와 농협법에 따라 설립된 농협금융을 단순히 비교하긴 어렵지만, 4대 지주 순익을 넘어선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이익이 소폭 줄어든 건 미래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많이 쌓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적립한 신용손실 충당금은 6377억원으로 전년보다 2795억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은 1.65%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감소했지만, 대출 규모가 커지고 저원가성 예금의 늘면서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0%(1564억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도 전년대비 3876억원 늘어난 1조4699억원을 기록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발해지고 증권시장 활황으로 위탁 수수료가 늘어난 영향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가운데서도 그룹 전체 총자산이 전년보다 11.8% 불어난 646조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을 올릴 저변은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똘똘한 계열사’가 수익 견인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전년 대비 1464억원(9.6%) 줄어든 1조3707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농업계 특수은행으로 분류된 특성상 코로나19 피해자에 대한 대출 등 공공금융의 역할을 더욱 강화한 반면, 점포 축소 등은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똘똘한 비은행 계열사들은 전년보다 더욱 늘어난 순이익을 올렸다.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21.3%늘어난 5770억원을 기록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증시 활황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농협생명은 전년보다 52.8% 늘어난 612억원의, 농협손해보험은 576.9% 증가한 46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농협캐피탈, 농협리츠운용 등의 계열사 이익도 전년보다 늘었다.
농협금융은 이날 배당성향을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주요 금융지주에 코로나19에 대비하는 손실흡수능력을 키우기 위해 순이익의 20% 선으로 배당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를 통해 배당금을 농민을 지원하는 데 쓰고 있어, 민간 금융지주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신뢰경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