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 분석: 예결산 내용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예산 수입과 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0.9%, 1.1%로, 1% 내외의 예산 규모 증가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뿐만 아니라 2002년 이후 최저치"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연간 예산 수입·지출 전년 대비 증가율은 김 위원장 집권 초반인 2012년에는 각각 8.7%, 10.1%로 대폭 증가했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도 수입은 매년 3∼4%, 지출은 5∼6%의 증가 폭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계획한 예산 수입·지출 증가율은 1% 내외로 크게 축소됐다.

이 가운데서도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증가율은 1.6%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도에 과학기술 지출을 9.5% 확대했음에도 성과가 부진하다 계획을 현실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최 연구위원은 풀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보건부문 예산 증가율은 2.5%에 그치기도 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수해 등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국가 수입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 지출 결산에서도 투자에 해당하는 인민경제비의 비중이 45.3%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감소했다.
인민경제비 비중은 2013년(45.2%) 이래로 가장 적었다.

최 연구위원은 "올해 최고인민회의 발표 내용은 북한의 재정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며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보건위기 상황이 조기 종식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현상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작성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