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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졸업식이 열린 광주 서구 광천초등학교는 졸업생과 교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참석을 제한해 예전 졸업식의 떠들썩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꽃다발을 든 학부모들도, 작별 노래를 불러주던 후배들도 없이 6학년 졸업생 70여 명만 각자의 반에서 조촐한 졸업식을 치러야 했다.
이달 4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탓에 졸업생들은 올해 첫 등교가 졸업식이 되어버렸다.
자칫 쓸쓸할 뻔했던 졸업식은 학교 측이 준비한 '비대면 축하 영상'으로 특별해졌다.
교실 앞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가족들의 축하 영상이 상영되면서 기존의 '강당 졸업식'에선 볼 수 없었던 훈훈한 감동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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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가 "중학교에 올라간다고 중2병을 앓으면 안 된다"고 말하자 영상에 집중하던 졸업생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재학생들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미리 영상을 찍어 선배들과의 작별을 준비했다.
재치 있게 개사한 동요와 가요 등을 부르거나 손팻말을 들고 한마음으로 졸업을 축하했다.
영상이 끝나자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은 졸업생들이 직접 그린 시화로 꾸며진 졸업장을 전달했다.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부모님들에게 보내주기 위해 교사들은 졸업장을 받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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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졸업식에 학부모들의 참석을 제한한 사정을 고려해 졸업생들에게 마지막이 될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기도 했다.
장현준 교사는 "우리 반 친구들과 재밌는 추억을 많이 만들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잘 만나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며 "중학교에 가서도 친구들과 선생님들 잊지 않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중학생이 됐을 땐 '코로나19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랐다.
최환석 학생은 "예전엔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거나 축구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을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중학교에 가면 마음껏 뛰어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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