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전면에 김일성·김정일 초상 대신 당 마크…대표단 가슴엔 배지
북한이 최대 정치행사인 노동당 8차 대회를 진행 중인 가운데 회의장 곳곳에서 과거보다 '노동당의 상징'이 부각된 모습이 관측됐다.

8일 조선중앙TV가 전한 북한의 8차 당대회 현장 모습을 보면 망치와 낫, 붓이 겹친 모양의 노동당 마크가 회의장 전면에 커다랗게 붙어 있다.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이 전면에 배치됐지만, 이번에는 그 자리에 노동당 휘장이 들어섰다.

김일성·김정일 초상은 대신 회의장 바깥의 건물 로비로 자리를 옮겼다.

당대회가 진행 중인 곳은 평양의 4·25문화회관으로, 7차 당대회 때와 장소는 같지만 회의장 구성이 다소 달라진 셈이다.

아울러 당대회 참석자 전원이 5년전과 달리 오른쪽 가슴에 노동당 마크 모양의 배지를 단 것도 새로운 모습이다.

평소처럼 김일성·김정일 초상이 그려진 휘장을 왼쪽 가슴에 착용하고, 오른쪽 가슴에 별도로 노동당 휘장을 그린 당 배지를 단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예외 없이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휘장을, 오른쪽엔 노동당 마크 모양의 배지를 달았다.

이번 당대회를 맞아 노동당 마크 휘장을 새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변화들은 김정은 집권 이후 헌법 개정과 당 규약 개정, 군부 인사 등을 통해 노동당의 영도적 역할을 강화한 것과 결을 같이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군정치' 이름하에 국정운영에서 국방위원회를 앞세웠던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노동당의 영도를 정상화하고 그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당 규약대로 당 대회를 5년에 한번, 당 전원회의도 일년에 한 번 이상 개최하고, 정치국 회의는 지난해에만 6차례 열리는 등 노동당 회의를 통해 국가의 주요 정책 논의와 결정을 하고 있다.

이는 김일성 체제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부활하는 동시에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노동당 주도의 일반 사회주의 국가의 운영 체제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