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2명 추가 확인, 누적 5명…확산 우려

'사후 확진' 80대 남성과 영국서 두바이 경유해 입국한 20대 여성
80대 남성의 부인·딸·사위 3명에 대해서도 정밀검사 진행 중

영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걸린 확진자 2명이 추가로 나오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0일 "영국발 입국 확진자 2명의 검체에서 코로나19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첫 번째 사례는 '사후 확진' 80대 남성…가족 3명에 대해서도 정밀검사 중
새로 나온 2건 중 1건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남성이다.

심장질환이 있는 이 환자는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뒤 자가격리를 해오다 26일 격리해제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가는 과정에서 오전 10시 45분 심장정지가 발생해 일산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후 검체 채취와 응급처치가 이뤄졌으나 40분 만인 오전 11시 27분에 숨졌다.

응급처치 과정에서 주민과 구급대원 등 7명이 이 확진자와 접촉했으나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없다.

이 80대 남성의 부인과 딸, 사위 등 가족 3명은 지난 27일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전파 경로는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가족 간 전파로 추정한다"면서 "가족 3명에 대해서도 전장유전체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데 다음 주 정도에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검체를 건네받는 시점에 차이가 나 이들의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시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가족 3명 가운데 1명은 지난달 8일 먼저 입국해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는데 격리해제 뒤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팀장은 "전파가 가능한 시기에 접촉한 사람들에 대해 조사를 다시 정밀하게 하고 있다"면서 "또 이 확진자가 격리해제 전 검사를 받았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 두 번째 사례는 영국서 두바이 경유해 들어 온 20대 여성…"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낮아"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또 다른 1건은 영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입국한 20대 여성이다.

이 여성은 24일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중이다.

확진일은 25일이고, 전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팀장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돼 감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캐치한(파악한) 것"이라며 "검역 과정에서 진단된 것으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여성이 영국에서 출발해 UAE를 경유한 만큼 두 국가 중 어느 곳에서 감염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방대본은 현재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 상황과 체류 시간을 고려할 때 영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10∼12월 영국발 입국자 16명 대상으로 검사…현재까지 총 5명 확인
이번 2건을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총 5건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28일 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방대본은 당시 "영국발 입국자 3명에게 확보한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던 가족으로, 지난 22일 입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확진자의 5% 정도를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분석을 해 왔다.

이달 들어 지역발생 및 해외유입 확진자 검체로 진행한 전장유전체 분석 건수는 총 191건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영국발 입국 확진자에 대해서는 10∼11월에 9건, 12월에 7건을 각각 분석했다.

이 16건 가운데 12월에 분석한 5건에서만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나머지 11건은 GV그룹이나 G그룹 등 다른 그룹의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정도 더 센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