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정식 취임하게 되면 미국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물려받게 되지만, 예년과 달리 팔로워 수는 0명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롭 플래허티 바이든 캠프 디지털 국장은 최근 "트위터 측이 대통령 관련 공식계정인 '@POTUS'와 '@WhiteHouse'(백악관)의 팔로워를 삭제한 뒤 바이든 정부에 넘기겠다고 인수위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자가 취임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 부여된 @POTUS(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와 @WhiteHouse를 비롯해 @VP, @FLOTUS, @PressSec, @Cabinet,@LaCasaBlanca 등 정부 주요 직책 및 기관 관련 계정은 바이든 행정부로 이관되게 된다.

문제는 팔로워다. 현재 @POTUS와 @WhiteHouse 계정 팔로워는 각각 3320만, 2600만명에 달하지만, 트위터 측의 조처로 내년 1월 20일에 취임하는 바이든 당선인은 해당 팔로워를 완전히 삭제한 뒤 해당 계정을 물려받을 수도 있게 된 상황에 처한 것이다.

트위터 측은 현재 @POTUS 등의 팔로워를 모두 없애는 대신, 미국 정부 주요 계정 팔로워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한 뒤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계정을 계속 팔로우할 지 여부를 선택하도록 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예컨데 기존 @WhiteHouse 팔로워들에겐 "해당 계정은 @WhiteHouse45로 보관돼 있다"고 알린 후, 새로운 백악관 계정을 계속 팔로우할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측은 트위터의 이같은 조처에 반발했다. 2016년 트위터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로 계정을 이전할 때와는 다르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엔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POTUS 계정을 넘겨 받으면서 수백만명에 이르는 팔로워도 함께 물려 받았다. 플래허티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때와 바이든 행정부 때의 계정 팔로워 흡수 정책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위터 측은 왜 팔로워 수를 자동 인계하지 않기로 했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니컬러스 파실리오 트위터 대변인은 "백악관 계정 이전과 관련한 많은 측면에 대해 바이든 팀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트럼프 취임 이후 트위터 계정 인계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일부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고 추측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POTUS 계정이 있음에도 개인 계정인 @realDonaldTrump'에 선거 사기 주장 등 자신의 의견을 올려왔다. 이 계정 팔로워는 8850만 명으로, '@POTUS'와 '@WhiteHouse' 팔로워를 합한 것보다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0일부터 자연인이 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올린 트위터 게시물이 삭제되는 것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트위터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선 경고 딱지를 붙여 왔다.

트위터 측은 최근 "세계의 지도자와 (공직) 후보자, 공직자에 대한 트위터의 접근법은 사람들이 그들의 지도자가 말한 것을 명확한 맥락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근거했다"면서도 "이 정책 틀은 세계의 현직 지도자 등에만 적용되며, 더는 이런 직책이 아닌 일반인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