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넥타이공장" 교도소 내부 실시간 방송…재침입 약속까지
교정 당국 "사실관계·신원 파악 중, 경찰 고발 방침"
새벽 시간 국가중요시설인 청송교도소에 동영상 크리에이터들이 자동차를 끌고 무단 침입해 교도소 담장 안 건물들을 보여주는 등 실시간 방송을 해 교정 당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9일 경북북부제1교도소(이하 청송교도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팝콘TV BJ 2명이 교도소 정문 직원에게 "출소자를 데리러 왔다"고 거짓말해 침입에 성공했다.

BJ 중 1명은 본인 계정에 실시간 방송을 하며 "여기서 생활해서 내부를 잘 안다"며 청송교도소 내부 소개를 이어갔다고 한다.

청송교도소에는 사형장이 없음에도 그는 한 건물을 가리키며 동석한 BJ에게 "여기가 넥타이 공장 맞나"라며 사형장을 지칭하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40여 분간 이어진 교도소 소개 방송은 "이제 포항교도소로 가겠다"며 "후원해주면 다음 주에는 경북북부제2교도소도 들어가 보겠다"는 말과 함께 끝났다.

동시 시청자 수는 800명에 달했다고 팝콘TV 유저들은 전했다.

방송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법무부 당직실에 "교도소 내부에 개인차량이 돌아다닌다"고 신고했다.

한 시청자는 연합뉴스에 "30분 넘게 건물들을 다 보여주며, 교도소 담벼락 안을 4∼5바퀴는 돈 것 같다"며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말했다.

교정당국은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무단침입을 확인하고 뒤늦게 이들의 신원과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또 교정시설 담벼락 등을 무단 촬영한 혐의로 이들을 경찰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해당 영상은 현재 팝콘TV에서 검색이나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청송교도소 내부는 수사 접견이 필요한 경찰 관용차 등을 제외한 일반인 운전이 금지돼있다.

출입이 허가된 일반인은 정문 밖 주차장에 주차한 뒤 내부를 이동할 수 있다.

청송교도소 측은 이들이 재소자가 수용된 교정시설 본건물 자체에 들어간 건 아니며 교도소 담벼락 안에 관사가 있고 허가된 직원들이 새벽에 오가기도 해 정문 초소 직원이 착각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교정시설은 외부초소에서 2㎞ 거리로 가족 등 방문시 출소 편의를 위해 청사 입구까지 민원인에게도 허용되는 구역"이라면서도 "경비 업무에 소홀함이 없는지 확인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민원인 출입 통제 및 시설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말 출소자를 데리러 왔는지 확인해서 들여 보내야 하는데 직원이 신분 확인 없이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교정당국 종사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응했다.

경기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교정시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청송교도소는 워낙 커서 개인 차량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 하더라도 민간인은 정문 근무자가 신분 확인 후 절대 들여보내 주지 않는 곳"이라며 "이건 완전히 징계감"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