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치유"…인천 연수구, 코로나19 확진자 나온 아파트서 공연
지난 4월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 지상 주차장에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30여명의 관악단원이 모여들었다.

색소폰과 트럼펫, 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를 손에 든 단원들은 지휘자의 신호에 맞춰 연주를 시작했다.

고요했던 아파트 단지에 음악 선율이 흘러나오자 주민들은 하나둘 창문을 열어 관심을 보였고 무대가 끝난 뒤에는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인천시 연수구는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나 공터를 활용해 17차례의 '발코니 음악회'를 열었다.

이 음악회는 별도의 객석이 없는 대신 집안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주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달래는 동시에 예술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30여명의 연수구립관악단을 중심으로 전통예술단과 여성합창단이 공연에 힘을 모았다.

접근 금지선에 둘러싸여 공연을 펼치는 연주자들과 창문 너머로 즉석 무대를 관람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이 됐다.

연수구는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를 위주로 공연을 기획하며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지난 10월 공연을 관람한 한 주민은 "잔잔한 재즈 음악이 아파트에 울려 퍼지며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분위기였다"면서 "답답함과 불안감을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에 목말라 있던 것은 연주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원들은 지난 10월 중순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귀향을 포기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발코니 음악회는 지난달 14일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열린 공연을 끝으로 겨울철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다.

연수구는 내년에도 이 음악회를 유지해 다양한 무대를 주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은 7일 "17번의 공연을 통해 예술이 주는 치유와 공감 능력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며 "주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발코니 음악회를 연수구의 특색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