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문구는 나태주 시인의 시 '들길을 걸으며'에서 인용한 것으로, 2015년 펴낸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수록됐다.
이 시집은 시인이 자신의 시 가운데 인터넷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은 것으로, 독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 만들었다.
특히 필적확인 문구로 쓰인 구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학업에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을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뜻으로 읽힌다.
필적확인은 2004년에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데 따른 대책으로 도입됐다.
문구는 필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요소'가 충분히 담긴 문장 가운데 수험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출제위원들이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선정 과정은 보안 사항이다.
첫 필적확인 문구는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 윤동주의 시 '서시'의 한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2006학년도 수능 필적확인 문구는 정지용의 '향수'에서 따온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 2007학년도에는 같은 시의 첫 구절인 '넓은 벌 동쪽 끝으로'이었다.
2008학년도는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는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에는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가 필적확인 문구로 제시됐다.
2011학년도는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의 '첫 마음'), 2012학년도는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는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정한모의 '가을에')였다.
2014학년도에는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에는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에는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였다.
2017학년도에는 2006학년도와 같은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에는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에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에는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박두진의 '별밭에 누워')가 수험생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