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소통방식 개선해야"…보고서 꾸미기·과도한 회의자료 지적
'우리 회사에 꼰대 있다' 89.2%…'갑질오너형 꼰대' 거부감 가장 커
20∼30대 공무원의 절반 이상은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 중 보고와 소통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보고서 양식 꾸미기와 과도한 회의자료 작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13∼21일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3천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설문에는 1960∼70년대생 '시니어 공무원' 1천196명과 1980∼2000년대 출생 '주니어 공무원' 1천810명이 참여했다.

'공직사회 일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주니어 공무원은 56.9%가 '그렇지 않다' 또는 '매우 그렇지 않다' 등 부정적 응답을 했다.

'보통이다는 34.3%였고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는 8.7%에 그쳤다.

이에 비해 시니어 공무원들은 '보통'(48.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비효율적이라고 보는 응답 비율은 33.1%였고, 긍정적 응답은 18.5%를 차지했다.

공직사회 일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주니어(42.8%)와 시니어(33.4%) 공히 '보고방식'을 일순위로 꼽았고 '소통방식'이라는 응답이 두번째로 많았다.

주니어 공무원들은 보고방식 중에서는 '보고서 양식 꾸미기 치중'(46.0%)과 '지나친 대면보고 선호'(21.3%)를, 회의방식 가운데에는 '과도한 회의자료 작성(51.6%)과 '부서장 주도의 일방적 회의'(18.4%)가 가장 개선이 시급하다고 봤다.

조사 대상 주니어 공무원의 89.2%는 경직된 사고와 권위적 태도를 보이는 상관이나 어른을 지칭하는 이른바 '꼰대'가 자신의 회사에 있다고 답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꼰대 유형으로는 과거 경험만 중시하고 세대별 차이를 무시하는 '라떼는 말이야형'(50.7%)과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군대조교형'(23.9%)을 꼽았다.

가장 싫은 꼰대 유형은 본업과 무관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갑질오너형'(32.0%)이었고 '군대조교형'(28.2%)과 '라떼는 말이야형'(24.7%) 등이 뒤를 이었다.

추구하는 직장생활 키워드는 주니어·시니어 공무원 모두 '일과 가정의 양립'을 1순위로 꼽았다.

주니어는 67.1%, 시니어는 60.5%가 일·가정 양립을 중시했다.

하지만 그다음 순위는 차이가 있었다.

주니어 공무원은 일한 만큼의 보상(44.6%), 성취감(39.4%), 자유로움(35.0%), 자아성장(34.4%) 순인 데 비해 시니어는 성취감(44.0%), 소속감(35.1%), 일한 만큼의 보상(34.9%), 자아성장(27.4%) 순이었다.

세대 차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항목은 회식이나 등산 등 업무 외적 친목 도모 활동에 대한 시각(복수응답)이었다.

주니어 공무원은 '개인 여가 시간을 침해하는 활동'(50.9%), '업무가 끝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음'(50.7%), '평소 하지 못한 얘기를 할 수 있음'(45.5%), '조직 결속에 도움'(36.1%) 등으로 생각했다.

이에 비해 시니어 공무원은 '평소 하지 못한 얘기를 할 수 있음'(60.3%), '조직 결속에 도움'(56.2%), '업무적으로 도움이 됨'(35.5%), '개인 여가 시간을 침해하는 행동'(29.2%) 순으로 답했다.

이번 설문 내용은 공직사회 세대 간 소통을 위해 행안부가 발간하는 '90년생 공무원이 왔다'에 실렸다.

책자에는 20∼30대 공무원이 공직사회에서 겪은 다양한 사례와 수평적 조직문화를 바라는 시각, 선배 공무원들이 바라본 주니어 공무원의 특징 등이 담겼다.

책자는 18일부터 행안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