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유니폼의 정돈된 외모. 은행원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다. 다만 그만큼 혁신, 자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복장 자율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옷 하나 바꿔 입는다고 큰 변화가 있겠냐마는 움직임이 달라지면 생각과 문화가 바뀌지 않겠냐는 작은 변화라 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유니폼을 없앴다. 근무복장 전면 자율화를 도입하면서다. 앞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복장 자율화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근무복장 자율화를 공지하면서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업무 환경부터 혁신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근무복장 자율화를 계기로 직원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손님에게 더욱 세련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작점으로 삼자"고 했다.

하나은행은 유니폼과 같은 획일화된 금융서비스에서 소비자 개개인이 요구하는 전문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이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자율복장을 시행 중이다. 두 은행도 하나은행과 같은 이유로 근무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직급 대신 영어 닉네임을 부르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행장님'이라 부르는 대신 포털에 등록한 영어 이름인 '글로컬(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