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양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마스크를 벗고 있는 방문객들이 눈에 띈다./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7일 서울 양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마스크를 벗고 있는 방문객들이 눈에 띈다./사진=이미경 기자
이달 7일 서울 양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직장인 한모 씨(27)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턱스크' 상태로 이십여 분 넘게 머무르고 있었다. 한 씨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지 여부를 묻자 "옆에 앉은 사람과 거리가 꽤 있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카페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실시된 첫 주말, 기자가 방문한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턱스크족'과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는 '노마스크족'이 여전했다. 특히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 자주 찾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경우 매장 내 테이블 수를 줄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잠시 벗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토요일인 7일 서울 양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하던 김모 씨(23)는 마스크 끈을 한쪽 귀에만 걸어놓고 있었다. 그는 "카페에서 몇 시간째 가만히 앉아있다 보니 답답해서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 내에 사람이 많지 않고 내 맞은편에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멋쩍게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양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일부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1인석을 이용하고 있다./사진=이미경 기자
지난 7일 서울 양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일부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1인석을 이용하고 있다./사진=이미경 기자
이 같은 턱스크족·노마스크족의 안일한 태도에 함께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모 씨(33·여) "누구는 마스크 착용하고 있는 게 편해서 하루종일 쓰고 있는 게 아니지 않냐"며 "날씨가 추워지며 매장에 난방기도 세게 틀고 환기도 덜 시켜 아무래도 불안한데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 방역수칙은 서로 지켜줬으며 좋겠다"고 지적했다.

매장 내 마스크 착용 단속을 철저하게 해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에게는 이유불문하고 과태료를 물리는 등 '무관용의 법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카페 사용자 장모 씨(37)는 "보건당국에서 마스크 미착용자 단속을 하면 '음료를 마시느라 잠시 벗은 거다' 등 핑계를 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면서 "상황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안 쓰고 있으면 무조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길거리나 대중교통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수칙이 잘 지켜지는 거 같은데 유독 카페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엿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방역 지침에 따라 이달 7일부터 카페를 포함한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식당·카페(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영업)는 물론 △ 클럽·룸살롱,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 노래연습장 △ 실내 스탠딩공연장 △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등에서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오는 13일부터는 이 같은 수칙을 어기면 업체 운영자·관리자에게는 300만원 이하, 이용자에게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감염병 전문가는 카페 매장은 밀폐된 공간이니만큼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카페는 환기가 어렵고 난방기구의 바람으로 침방울이 더 멀리 튈 수 있는 환경"이라며 "거리두기가 잘 지켜진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페를 방문해 일행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든 혼자 공부를 하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모두 마스크 착용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