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컬렉션의 아찔한 매력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
국내 최초 골프 박물관 세워
수집가들이 열광하는 키워드
마스터스와 타이거 우즈


1200점 모아 박물관 세워

김 회장 같은 ‘컬렉션 덕후’가 많은 곳이 미국이다. 골프용품 전문 경매회사(골든에이지골프옥션)가 있을 정도로 수집가 간 거래가 활발하다. 16세기 이후 쓰인 골동품 골프용품인 ‘앤티크’ 외에도 컬렉터들이 열광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마스터스’와 ‘타이거’다.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는 마치 비밀조직처럼 엄격히 기념품을 관리한다. 우승자라도 그린 캐킷은 1년 뒤 반납하고, 트로피를 가져가려면 복제품을 사야 할 정도다. 초대 대회 우승자인 호튼 스미스의 재킷은 2013년 경매에서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인 7억7371만원에 팔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발자취를 추종하는 수집가도 많다. 올해 9월 경매에 나온 우즈의 예비 퍼터는 1억7564만원에 팔렸다. 옥션 측은 우즈가 사용한 진품 퍼터가 시장에 나온다면 40억~60억원 정도에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돈 안돼도 그냥 좋아”
수제 퍼터는 ‘골프 컬렉터들의 종착지’로 불린다. 스카티카메론, TP밀스, 크로노스, 레이본, 바이런모건, 피레티, 야마다 등이 컬렉터들의 대표적 타깃이다. 국내 최고 퍼터집왕은 자타 공인 블로거 ‘하늘과 땅’으로 유명한 서정복 씨(53)다. 사업가인 서씨는 주로 스카티카메론 퍼터를 모으는데, 투어대회 우승을 기념해 만든 한정판 ‘레플리카’나 ‘서클 T’라 불리는 투어프로 전용 모델이 대다수다. 그가 가장 아끼는 소장품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즈가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을 때 270개만 특별 제작한 우승 기념 레플리카 퍼터다. 서씨는 이 퍼터를 손에 넣기 위해 일본까지 날아갔고 며칠 동안 원주인을 설득해 기어코 소원을 ‘성취’했다.

이씨는 “특수금속인 GSS(독일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2000만원짜리 스카티카메론 한정판 퍼터가 분기에 한 개꼴로 팔린다”며 “200만~300만원대 TP밀스 퍼터를 그립 색만 바꿔 한 번에 25개씩 사가는 젊은 큰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