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가천대 길병원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25일 이 병원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A(58)씨는 응급센터 내 1인용 병실로 옮겨져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았다.
그는 통상 '이식방'이라고 불리는 이식 환자 전용 1인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으나 당시 한 곳뿐인 전용 병실에 다른 환자가 있어 일반 1인실에 입원했다.
수술 후 1주일째인 같은 달 31일 오후 10시께 A씨가 머무른 병실에서 길이 2㎝ 크기의 바퀴벌레가 나왔다.
이후 A씨의 호출을 받은 간호사가 병실에 와서 살충제를 뿌려 바퀴벌레를 죽이고 다음 날 오전 병원 측이 외부 업체를 불러 방역을 했지만 A씨는 병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신장이식을 받고 간호사가 무균 격리실이라고 해서 입원했는데 바퀴벌레가 나와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에 민감한데 병원 내 병실에서 바퀴벌레가 나온 것은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일 퇴원한 A씨는 며칠 뒤 병원의 공식 사과를 받기 위해 길병원 민원실에 찾아 갔다가 담당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에 더 화가 났다고 했다.
A씨는 "병실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는 민원을 접수하려고 했는데 직원들끼리 '왜 바퀴벌레가 나왔지'라고 얘기하더니 팀장이 와서는 '그럼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했다"며 "더는 말하기 싫어 '알겠다'고 하고는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은 바퀴벌레를 발견한 직후 A씨에게 사과를 했고 보상 차원에서 병원비도 일부 감면해줬다면서도 방역을 더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A씨가 수술 후 입원할 당시 이식방이 차 있어 일반 1인실에 입원하도록 했다"며 "무균실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법에 따르면 병원 건물 전체 방역을 한 달에 한번 해야 하는데 2∼3번씩하고 있다"면서도 "바퀴벌레가 사람을 따라서 병실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앞으로 더 철저히 방역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