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20년 넘게 '장수사진' 무료 촬영…제주 택시기사 김경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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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창립 제주적십자기동봉사회서 활동…1천여명 이상 마지막 길 배웅
"아무 조건 없이 희망 나누는 것이 참된 봉사…"남은 삶도 이웃과 나눌 것"
20년 넘게 제주 구석구석 마을을 다니며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무료로 찍어 액자를 만들어 준 한 택시기사의 이야기가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주시에 사는 개인택시 기사 김경용(60)씨. 그는 1996년 창립한 제주 적십자기동봉사회의 회원이다.
김씨는 1999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동료 회원들과 함께 1년에 두세번씩 외딴 마을의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해 액자를 만들어 주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가 경로당에 가서 카메라를 잡게 된 것은 사진 촬영에 익숙해서다.
최근엔 렌터카를 이용한 제주 관광이 주를 이루지만 2000년대 초반엔 개인택시를 이용한 하루 관광이 제주 관광의 한 축을 이루고 있었고, 기념사진을 잘 찍는 것은 택시기사들에겐 필수 요건이었다.
그와 동료 회원들이 지금까지 촬영한 장수사진 대상 어르신은 1천여명이 훌쩍 넘는다.
김씨는 1천여명의 어르신을 대면하면서 그들에게 삶을 돌아볼 기회를 준 동시에 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준 셈이다.
인화된 사진을 받아들고 "참 잘 나왔으니 한 장 더 뽑아줍서"라며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 어르신들 얼굴을 볼 때마다 보람이 컸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에 대한 질문에 김씨는 이렇게 말했다.
"요양병원에서 말 그대로 죽음을 바로 앞둔 이들을 촬영했던 적이 있다"며 "병상 위에 올라서서 산소호흡기를 꽂고 누워있던 어르신을 수직으로 촬영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 못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삶과 죽음을 잇는 마지막 사진임을 알기에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씨가 속한 제주 적십자기동봉사회는 장수사진 촬영 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과 홀로 사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통원치료 수송지원 및 장애인 대상 섬 나들이 1일 관광, 재난 구호물자 전달, 주거환경개선, 공부방 조성, 감귤밭 간벌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루 봉사활동을 나가면 하루 벌이가 없어지는 셈이었으니 처음엔 김씨의 아내도 탐탁지 않아 했지만, 지금은 말없이 봉사활동의 뒤를 봐주고 있다.
김씨는 "제주 적십자기동봉사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거의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며 "자기 주머니를 털어 봉사하는 흔치 않은 봉사조직"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어 "아무런 조건 없이 어려운 이들과 희망을 나누는 것이 참된 봉사"라고 말하는 김씨는 "부유하진 않지만 쉼 없는 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과 만족감은 형언할 수 없이 크다"며 남은 삶도 이웃과 나누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계속)
/연합뉴스
"아무 조건 없이 희망 나누는 것이 참된 봉사…"남은 삶도 이웃과 나눌 것"
20년 넘게 제주 구석구석 마을을 다니며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무료로 찍어 액자를 만들어 준 한 택시기사의 이야기가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나눔동행] 20년 넘게 '장수사진' 무료 촬영…제주 택시기사 김경용씨](https://img.hankyung.com/photo/202010/AKR20201008154800056_02_i.jpg)
김씨는 1999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동료 회원들과 함께 1년에 두세번씩 외딴 마을의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해 액자를 만들어 주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가 경로당에 가서 카메라를 잡게 된 것은 사진 촬영에 익숙해서다.
최근엔 렌터카를 이용한 제주 관광이 주를 이루지만 2000년대 초반엔 개인택시를 이용한 하루 관광이 제주 관광의 한 축을 이루고 있었고, 기념사진을 잘 찍는 것은 택시기사들에겐 필수 요건이었다.
그와 동료 회원들이 지금까지 촬영한 장수사진 대상 어르신은 1천여명이 훌쩍 넘는다.
김씨는 1천여명의 어르신을 대면하면서 그들에게 삶을 돌아볼 기회를 준 동시에 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준 셈이다.
인화된 사진을 받아들고 "참 잘 나왔으니 한 장 더 뽑아줍서"라며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 어르신들 얼굴을 볼 때마다 보람이 컸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에 대한 질문에 김씨는 이렇게 말했다.
"요양병원에서 말 그대로 죽음을 바로 앞둔 이들을 촬영했던 적이 있다"며 "병상 위에 올라서서 산소호흡기를 꽂고 누워있던 어르신을 수직으로 촬영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 못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삶과 죽음을 잇는 마지막 사진임을 알기에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씨가 속한 제주 적십자기동봉사회는 장수사진 촬영 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과 홀로 사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통원치료 수송지원 및 장애인 대상 섬 나들이 1일 관광, 재난 구호물자 전달, 주거환경개선, 공부방 조성, 감귤밭 간벌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루 봉사활동을 나가면 하루 벌이가 없어지는 셈이었으니 처음엔 김씨의 아내도 탐탁지 않아 했지만, 지금은 말없이 봉사활동의 뒤를 봐주고 있다.
김씨는 "제주 적십자기동봉사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거의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며 "자기 주머니를 털어 봉사하는 흔치 않은 봉사조직"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어 "아무런 조건 없이 어려운 이들과 희망을 나누는 것이 참된 봉사"라고 말하는 김씨는 "부유하진 않지만 쉼 없는 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과 만족감은 형언할 수 없이 크다"며 남은 삶도 이웃과 나누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