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포로수용소 강제수용 연초면 난민정착 관계 서류철 발견
한국전쟁 거제 포로수용소 포로묘지 위치·규모 자료 속속 확인
한국전쟁 때 유엔군 사령부가 거제도에 포로수용소를 건설하면서 강제징발한 토지, 건물 등 규모를 알 수 있는 면(面) 단위 행정문서가 발견됐다.

거제시는 국사편찬위원회 '거제시 사료 조사수집' 연구팀에게 제공할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거제시 기록관에 보관 중인 '난민정착 관계 서류철'(難民定着關係書類綴)을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이 서류는 1957년 거제시 연초면에서 만들었다.

포로수용소를 만들면서 토지나 건물 등을 강제수용 당한 연초면 주민 피해를 보상해달라고 요청한 서류와 흥남 등에서 피난 온 북한 주민과 토지·건물을 징발당한 지역민들이 머물 주택 건축사업 과정을 담았다.

사료를 보면 연초면장 직무대리 옥두석 부면장은 1957년 4월 8일 '유엔군 및 국군에 징발당한 부동산 보상신청의 건'이라는 문서를 거제군수에게 제출했다.

징발 확인서, 징발건물 일람표, 징발토지 일람표, 지적도 사본, 징발보상 신청서 등이 문서에 포함됐다.

유엔군사령부는 공산포로들을 수용할 목적으로 1950년 12월부터 거제도에 포로수용소를 지었다.

고현동, 수월동, 장평동, 연초면 송정리 일대 땅, 동산, 가옥 등을 강제수용해 수용소를 건설했다.

한국전쟁 거제 포로수용소 포로묘지 위치·규모 자료 속속 확인
징발확인서를 보면 유엔군사령부는 1951년 5월 25일 연초면 연사리 전답 9만9천568평·건물 122동, 송정리 전담 6천874평을 강제수용했다.

징발 토지일람표에는 87명의 소유자·소재지·지번·지목·지적 등이, 징발건물 일람표에는 47명의 소재지 지번·가옥 수·건평·구조·대지평수·소유자 등이 적혀 있다.

이때 징발된 건물, 토지는 검문초소, 병참시설, 피난민 수용소 등으로 이용됐다.

이번 발굴로 포로수용소 포로묘지 정확한 위치와 규모도 처음 드러났다.

현재 송정덕산맨션 앞 도로와 공터 위치인 연초면 송정리 177∼204번지 논이 징발된 후 포로묘지로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는 2016∼2017년 미국 뉴욕 유엔기록관리부에서 거제도 포로수용소 포로묘지 등록부, 배치도를 수집했다.

이번 문서발굴로 포로묘지의 정확한 지번, 규모까지 확인이 가능해졌다.

한국전쟁 거제 포로수용소 포로묘지 위치·규모 자료 속속 확인
강제징발된 건축물과 토지는 수용소가 폐지된 1954년 11월 22일 원주민들에게 반환됐다.

전갑생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중요한 포로수용소 설치와 소개민(疏開民)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공문서로 거제시가 추진하는 포로수용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목록에 추가해야 할 정도로 사료적인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