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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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2%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추세가 올해 겨울까지 이어진다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봤다. 한은은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만큼 사상 최저인 연 0.5%의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은은 27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 5월 예상했던 -0.2%에서 -1.3%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오일쇼크를 겪던 1980년(-1.6%)과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5.1%) 단 두 차례 밖에 없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현실화하면 외환위기 후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내년 성장률은 직전 전망(3.1%)보다 0.3%포인트 낮춘 2.8%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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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을 낮춘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와 수출의 부진이 예상보다 더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종전 -1.4%에서 -3.9%로 대폭 낮춰 잡았다. 1998년(-11.9%) 후 최저치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난 16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영향이다. 상품수출 증가율도 -2.1%에서 -4.5%로 낮췄다. 수출 주력제품인 반도체 경기의 회복세가 더뎌지는 데다 디스플레이패널·휴대폰 수출이 부진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수출과 소비가 위축되면서 '실업난'도 가중될 것으로 봤다.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 5월에는 3만명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13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을 1.5%에서 2.6%로 높였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장비 설비를 대폭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최근 농수산물 가격이 뛰는 여파를 반영해 물가상승률은 0.3%에서 0.4%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이 같은 성장률 전망은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조만간 수그러들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운영된다는 전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 이번 겨울까지 이어진다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2.2%로 낮아지고 내년 성장률도 1.2%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 성장률이 -0.9%에 머물고 내년 성장률은 3.4%로 올라갈 것으로 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