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형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반면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공모와 사모를 포함한 국내 채권형펀드 시장에는 하루 동안 910억원이 순유입됐다. 10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채권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순유입을 기록해 이 기간 설정액이 총 7465억원 늘었다. 채권형펀드의 규모는 지난 6월 말 112조원 수준에서 이달 115조원으로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3조원이 급증했다. 3월 말 이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면 주식형펀드에서는 11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 1조282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반전하자 펀드 환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공포 심리가 커지면서 주식형펀드에서 채권형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펀드 자금의 흐름도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형펀드는 19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19일 채권형펀드에서는 127억달러의 순유입이 있었다. 북미 펀드로 84억달러, 신흥국 펀드로 29억달러 등이 들어왔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에서는 64억달러의 순유출이 일어났다. 북미 주식형펀드에서 104억달러가 빠져나가 유출폭이 가장 컸고, 아시아 선진국 펀드에서도 4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다만 신흥국 펀드에는 9억달러가 들어와 4주 만에 소폭 유입으로 전환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외에서 코로나19가 쉽게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올라 채권형펀드에 투자하기 유리한 여건이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미국 회사채 및 신흥국 국채 금리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채권 가격 하락) 통화완화 기조와 미국의 추가 부양책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런 반등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