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만성적인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려면 노사 협력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정도를 나타내는 노사협력과 임금결정 유연성이 한단계 개선되면 25∼29세 청년의 고용률은 각각 4.8%포인트, 1.3%포인트 높아지고, 실업률은 각각 3.7%포인트, 1.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한경연이 부산대 김현석 교수에게 의뢰한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 유연성과 청년실업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2009∼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노동시장 유연성과 청년 고용률·실업률간 관계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규명했다.
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전체 141개국 중 13위로 상위권이지만 노동시장 유연성 순위는 97위로 하위권이다.
김 교수는 계량적 기법을 통해 작년 130위에 그친 한국의 노사협력 점수(3.59점)가 1점 상승한 4.59점이 될 경우 청년 고용률 증가폭은 25∼29세의 경우 4.8%포인트, 15∼24세의 경우 19.8%포인트이며 실업률 감소폭은 25∼29세는 3.7%포인트, 15∼24세는 6.4%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작년 기준 노사협력 지표값 상위 회원국인 스위스나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의 청년 고용지표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노사협력이 청년 고용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음이 나타났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의 임금결정 유연성은 작년 기준 4.78점으로 141개국 중 84위였다.
김 교수는 임금결정 유연성 지표 점수가 1점 상승한 5.78점이 될 경우 25∼29세 청년고용률 증가폭은 1.3%포인트이며 청년 실업률 감소폭은 25∼29세의 경우 1.2%포인트, 15∼24세의 경우 1.8%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임금결정 유연성과 15∼24세 청년 고용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연한 고용과 해고가 어느 정도 허용되는지를 판단하는 고용·해고 관행은 작년 기준 한국이 3.54점으로 141개국 중 102위였다.
주급으로 환산한 정리해고 비용은 27.4주치의 임금에 달해 116위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해고 관행의 유연화와 정리해고 비용의 절감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청년 고용률·실업률과 직결된 노사협력 수준을 높여 간접적으로 청년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가 청년 실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실증한다"며 "청년의 고용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미래 숙련 노동력 부족으로 국가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