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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범인도피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 전 부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도피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횡령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 전 부사장은 도피하기 전날 본인의 운전기사인 한 모 씨에게 5억원짜리 수표를 건낸 뒤 현금 4억 8천만원으로 교환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김 회장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 돈을 건넸다.
또 자신이 보유한 스타모빌리티 주식을 김 회장이 팔 수 있도록 공인인증서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카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돈에 대해 이 전 부사장은 "김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하는데 계약금이 필요하다고 해 돈을 건넸다"며 "상조회를 인수해야 라임 고객들의 돈을 환매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이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예수금 1천700억원을 라임에 사용할 것이라 말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게 알았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한편 이날 검찰은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운전기사 한모(36)씨와 성모(28)씨에게 각각 징역 1년6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에 한씨와 성씨 측 변호인은 "고용주의 지시에 따랐을 뿐 자신의 행위가 범인들의 도피에 도움이 될지 예상할 수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11일에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