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군 부대에서 지휘관이 평소 부하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고, 초소경계 실패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올해 1월 공군 제10전투비행단 모 부대 대대장으로 보임한 A 중령이 안하무인으로 부대를 운영하며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경계 실패를 은폐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A 중령은 대대 간부들에게 '일을 못 하면 목을 쳐버리겠다, 죽여버린다' 등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했다.

A 중령은 또 고충상담을 요청하는 병사들을 '암'이라고 지칭하며 간부들에게 '이런 암들이 다른 부서로 옮겨가며 암을 옮긴다.

관리 잘하라'고 지시하거나, 여군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성범죄를 희화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센터는 또 해당 부대에서 근무 중인 초병이 무단으로 초소를 이탈하는 일이 올해 1∼2월 사이 2차례 발생했으나, A 중령이 이를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지난달 부대원 일부가 대대장의 비위사실을 상급 부대에 익명 신고해 이달 10비행단에서 감찰을 결정했으나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공군본부에서 나온 조사관들은 '대대장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A 중령을 두둔하며 제보자를 색출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처에 대해 센터는 '제 식구 감싸기'식 감찰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전면 재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A 중령을 즉시 보직해임한 뒤 책임을 물라"며 "A 중령을 비호하며 황당한 논리로 사태를 무마한 10비행단 지휘부에 대한 책임도 엄히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