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2만5천 톤(t)의 밀을 구호물자로 지원했다고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대사관은 이날 자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가 러시아 구호물자가 들어온 남포항을 방문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가 지원한 밀은 시에라리온 선적의 화물선에 의해 흑해 연안의 러시아 항구 노보로시이스크에서 남포항으로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화물선 승조원들이 격리되고 하역 작업도 항구 내 별도 구역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비까지 예상돼 이달 26~27일께나 하역 작업이 끝날 것으로 봤다.

북한 외무성은 어려운 시기에 구호물자를 지원해준 러시아에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대사관은 이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1천만명 이상이 식품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2019년 주요 벼 파종 지역을 강타한 최악의 가뭄과 같은 열악한 기상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가 북한 주민들에게 밀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대사관은 덧붙였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가 지난해에도 WFP를 통해 북한에 약 8천 t의 밀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WFP 평양 주재 대표부는 러시아가 지난해 지원한 곡물 가격을 약 800만 달러(약 98억원)로 추산했다.

러시아 "식량난 북한에 밀 2만5천t 지원…최근 남포항 도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