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으로 카드업계에 서한…"후원자 역할 끊어야"


세계 주요 여성 및 아동 인권 보호단체들이 신용카드 업계에 서한을 보내 음란물 사이트에서의 카드 결제를 즉각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B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가 입수한 이 서한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폰허브 등 음란물 사이트들이 "성폭력과 근친상간, 인종차별을 에로틱한 것으로 묘사"하고, 아동 성폭력과 성매매 관련 영상도 제공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10개단체 "성착취물 온상된 포르노사이트…카드결제 차단돼야"
이 서한은 미국의 국립성착취방지센터(NCOSE)를 포함, 영국, 미국,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아일랜드, 호주, 인도, 우간다, 볼리비아 등지의 여성·아동 인권보호단체 10곳의 명의로 발송됐다.

이들 단체는 소위 카드업계에서 '빅3'로 손꼽히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포함한 10개 주요 카드사에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서한에서 "생중계 웹캠 영상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런 사이트에 올라오는 다른 영상도 동의를 받은 것인지를 판단하거나 구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이로 인해 "이런 사이트가 성매매자나 아동 성학대자, 동의가 없는 영상을 공유하려는 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에서 사례로 언급한 '인기' 사이트 폰허브는 하루 평균 방문수가 1억1천500만회에 이른다.

영국 내 NCOSE의 산하조직인 성착취국제센터(ICSE)의 헤일리 맥나마라 센터장은 "최근 몇 달 간 이런 포르노 공유 사이트가 끼치는 해악에 대한 전 세계적인 항의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이런 금융 기관들이 포르노 산업에서의 후원자 역할을 한다는 점을 냉혹하게 분석하고, 그들과 관계를 끊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인도아동보호기금(ICPF)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이후 아동 성 착취 영상 검색 수요가 급증했다.

10개단체 "성착취물 온상된 포르노사이트…카드결제 차단돼야"
마스터카드는 이들 단체가 주장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며 카드 소유자의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우리 네트워크로의 접속을 종료시키겠다"고 밝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2000년부터 온라인 포르노물 결제를 완전히 금지하는 한편 성인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결제도 제한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 업체인 페이팔은 2019년 "특정한 성적 지향성 자료나 서비스"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내부 정책에 따라 대표적인 음란물 사이트인 폰허브(Pornhub)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폰허브는 이번에 관련 단체들이 카드사에 보낸 서한 내용은 "사실이 틀리며, 의도적으로 오도한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