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숙제는 칭송받을만한가…'충절의 아이콘, 백이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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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주나라 무왕이 폭군인 은나라 주왕을 없애려 하자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려 하는 것은 인(仁)이라고 할 수 없다며 막아섰다.
이후 무왕이 주왕을 죽이고 난을 평정하자 이를 부끄럽게 여기고, 결코 주나라 곡식은 먹을 수 없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다 굶어 죽었다.
공자는 '논어'에서 "그 사람들은 인(仁)을 추구하여 인을 얻은 사람들인데 또 무슨 원망이 있었겠는가", "그 뜻을 굽히지 않고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은 이는 백이와 숙제일 것이다"라며 칭송했다.
하지만 김민호 한림대 중국학과 교수는 신간 '충절의 아이콘, 백이와 숙제'(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백이와 숙제의 기존 이미지에 반하는 해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주 무왕을 막아서며 충효의 도리를 역설하던 백이와 숙제가 과연 칭송받아 마땅한 존재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책 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두 인물은 고통받는 민초보다 군주에게만 더 신경 쓰는 존재였다는 것이다.
'서경' '논어' '맹자' '장자' '한비자' 등 중국의 다양한 옛 문헌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충절의 상징으로서 백이와 숙제의 형상은 결국 '사기'를 쓴 사마천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책은 창조된 백이와 숙제의 형상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 시대에 걸쳐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또 조선을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는 어떤 이미지로 소비돼 왔는지 조감한다.
352쪽. 2만4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