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대법원 비난, 군부 개입 촉구…코로나19 사회적 격리 중단도 주장
정치권 "대통령이 반민주적·위헌적 시위에 또 참여" 강력 비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군부의 정치 개입을 촉구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부정하는 시위에 또다시 참석해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갈수록 격렬한 행태를 보이면서 폭력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차량 시위와 집회가 열렸다.

브라질 대통령 지지 시위 갈수록 격화…취재진 폭행도
대통령궁과 의회, 정부광장 등을 사이에 두고 모인 시위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일부 대법관을 비난하면서 의회와 대법원 폐쇄를 주장했다.

시위대는 행렬의 맨 앞에 '보우소나루와 함께 군부 개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사실상 군부 쿠데타를 촉구했다.

시위대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들을 비난하면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고 외쳤다.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도 심한 폭언과 함께 폭력을 행사했다.

일부 시위대가 카메라 기자를 밀어 쓰러뜨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브라질 대통령 지지 시위 갈수록 격화…취재진 폭행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통령궁 앞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진정한 삼권분립을 원하며 정부에 대한 개입을 더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 아들 친구를 연방경찰청장에 임명하려다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의 임명 절차 중단 명령으로 무산된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법원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격리 조치 권한이 주지사·시장에 있다고 판결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주지사에 의해 무책임한 방식으로 일자리가 파괴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군은 국민과 법, 질서, 민주주의, 자유의 편에 서 있다"고 말해 군부 개입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했다.

브라질 대통령 지지 시위 갈수록 격화…취재진 폭행도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또다시 반민주적이고 위헌적인 집회에 참석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중도 성향 브라질시회민주당(PSDB)의 하원 원내대표인 카를루스 삼파이우 의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보건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집회에 참석해 유감"이라면서 "민주주의자라면 언론인을 폭행을 당하고 의회와 대법원을 공격하는 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 브라질공산당(PCdoB) 소속 플라비우 지누 마라냥 주지사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민병대처럼 행동하며 무력을 사용해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도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도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앞에서 열린 군부 개입 지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의회·대법원 폐쇄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탄압에 이용된 보안법 부활, 군부의 정치 개입 등을 촉구했다.

그러자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국방부 장관은 상·하원의장 및 대법원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군의 정치 개입설에 선을 긋는 등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나섰으며, 성명을 통해 "군은 헌법에 정해진 질서를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