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규모 실업이 지속되는 등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유가는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나타나면서 4월 마지막 날을 급등으로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8.14포인트(1.17%) 하락한 2만4345.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08포인트(0.92%) 내린 2912.43, 나스닥은 25.16포인트(0.28%) 떨어진 8889.55에 마감했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속속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숫자가 전주보다 60만3000명 감소한 383만9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청구자 숫자는 전주보다 감소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치인 350만명보다 많았다. 최근 6주 동안 미국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한 이들은 30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4.8%로 시장 예상치보다 안좋게 나온 데 이어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기 대비 -3.8%를 기록했다.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은 7.5% 감소하면서 역대 최대폭으로 줄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 일부 부처가 중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기술 기업 실적이 우려보단 양호했던 점이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양호한 매출을 발표하면서 이날 주가가 각각 1%와 5.4% 올랐다.

다만 4월 전체로 보면 다우지수는 한 달 동안 11.1%, S&P500지수는 12.7% 상승하면서 3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급등세로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5.1%(3.78달러) 오른 18.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2시53분 현재 배럴당 12.64%(2.85달러) 오른 25.39달러에 거래되는 중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망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이 상승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90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의 전망치인 1060만배럴을 밑도는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WTI 가격이 4월 한 달 동안 12%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는 70% 급락했다.

금값도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1%(19.20달러) 하락한 1694.2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4월 한 달 동안은 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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