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이 넘도록 코로나19와 싸우는 임보연·하유정 간호사
"전국에서 달려온 의료진에 감사"…"국내외 호평, 자랑스럽고 뿌듯"
"돌보던 확진 환자가 완치해 퇴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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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하는 임보연·하유정 간호사는 "환자들의 완치, 퇴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두 간호사는 지난 2월 21일 대구동산병원이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60일이 넘도록 코로나19 최일선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20일까지 787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579명이 완치해 퇴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간호사들은 병원에서 숙식하며 밀려드는 환자들을 돌봤다.

하루 12시간 이상 검체 채취, 환자 치료에 몰두하느라 식사를 건너뛰거나 잠도 제대로 못 자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근무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외부 숙소를 이용하고 전용 차량으로 출퇴근한다.

8시간 근무도 잘 지켜진다고 한다.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하 간호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 처음 발생했을 때 충격이 컸다"며 "전신을 감싸는 방호복을 입고 한 번에 2시간씩 환자를 돌보면 온몸이 땀에 젖는데 체력이 평소보다 2∼3배 소진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첫 확진자 발생 후 대구에서 처음으로 신규 환자 수가 '0명'이 됐을 때 의료진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전국에서 관심을 가져준 것도 고마웠다"고 말했다.

일반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임 간호사는 "레벨 D 방호복 차림으로 환자를 치료하면 목과 어깨에 통증이 오고 고글, 마스크에 얼굴 피부가 짓눌린다"며 "마스크 등을 겹겹이 쓰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이 격리병실에서 투병하는 동안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하 간호사는 "병마와 싸우는 것 외에 가족을 볼 수 없어 힘들어한다"며 "거동하기 힘든 중환자도 가족이 건 영상 전화로 외로움을 달랜다"고 병실 분위기를 전했다.

임 간호사는 "입원 생활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이 정서적으로 예민해진다"며 "정수기를 사용하러 복도에 나가는 것 말고는 병실에서만 생활하며 회복이 될지, 직장생활이 어떻게 될지 등을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는 간호사들이 크게 신경 쓰는 대목이다.

임 간호사는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 여러 종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위장 장애와 설사 등을 많이 호소해 각별히 신경 써서 간호한다"고 밝혔다.

하 간호사는 "중환자실 환자들은 상태가 호전되는 듯하다가 악화하는 등 심한 변화를 보인다"며 "요양병원에서 옮겨온 중환자 1명이 컨디션을 회복하고 이번 주말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간호사 2∼3명이 1개 조를 이뤄 환자를 담당하는데 확진 환자가 급증했을 때 1개 조가 환자 40∼60명을 맡았으나 요즘에는 20∼30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 병원에는 아직 130여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두 간호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들 많이 지쳐있다"며 "근무 교대 시 만나면 '밥 먹었나' '잠 잘 잤나'며 서로 위로하고 챙겨주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또 "방호복 때문에 땀이 많이 나니까 초반에는 지쳐 쓰러질까 봐 비타민을 많이 먹었다"며 "일찍 방호복을 갈아입고 병동에 미리 와서 교대해주는 등 서로 배려하며 하루하루 보낸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의료진의 헌신에 대한 국내외 지도자, 언론의 호평에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한다.

임 간호사는 "휴식시간에 한 번씩 해외 평가 기사를 본다"며 "초기 대구 확진자가 증가하기도 했으나 이후 대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때 전국에서 의료진이 달려와 도움 준 것에 고마움도 전했다.

하 간호사는 "나는 이 병원에서 근무해 당연하지만, 자원봉사나 파견 온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며 "대구의 호소에 응해 환자를 치료하러 온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기억나는 환자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임 간호사는 "입원 생활 중 망상 증상에 시달리는 할머니 환자를 밤새워 지켜드린 기억이 난다"고 했다.

하 간호사는 "코로나 병동에서 직접 돌본 환자 중 첫 번째 사망한 환자가 떠오른다"고 안타까워했다.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두 간호사는 "돌보는 환자 상태가 좋고 우리도 무사히 퇴근할 때"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라진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대구시가 상시 방역체제로 전환하는 데 대해 두 사람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 간호사는 "코로나19가 아니어도 개인위생을 잘 지켜야 하고 호흡기 전염병이 돌 때 마스크를 잘 써야 한다"며 "가끔 거리에서 마스크를 안 쓴 분이 보이는데 서로를 위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하 간호사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실천했으면 좋겠다"며 "처음에 확진자가 급증한 것과 유사한 상황을 미리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