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백서 제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백서에 담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986년 사건 발생부터 현재까지 경찰의 수사 상황과 기법, 동원 인력 등을 비롯해 과거 수사의 문제점 등 경찰의 과오까지 기록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반적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지만, 이춘재 사건처럼 예외적으로 백서를 만들어 기록화하기도 한다. 앞서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정남규, 강호순 사건과 2007년 12월 안양에서 이혜진(당시 11세)·우예슬(당시 9세) 양이 정성현(51·수감 중) 씨에게 살해된 안양 초등학생 살해 사건 등이 백서로 제작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미제사건을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이번 백서 제작의 가장 큰 목표"라며 "사건이 진행된 기간이 긴 만큼 기록이 많아서 백서 분량은 방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제작 기간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올여름 전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춘재 사건 증거물에서 새롭게 확보한 DNA로 이춘재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본격적으로 이 사건을 재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를 통해 밝혀낸 내용을 정리하는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춘재는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 1월부터 처제를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화성과 청주 등지에서 모두 15명을 살해하고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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