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투표소 아침부터 발걸음 이어져…"당당한 유권자" 만 18세도 참여
[선택 4·15] 육지 속 섬 주민도, 해발 1천708m 대피소 직원도 한표(종합)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강원지역 투표소에는 이른 오전부터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춘천 우석초등학교에 마련된 석사동 제3투표소 앞은 오전 6시 이전부터 유권자 20여 명이 줄지어 투표소 앞을 지켰다.

영상 3도의 쌀쌀한 새벽 날씨 속에서도 두툼한 외투와 마스크 차림의 유권자들은 신분증을 손에 쥐고 투표소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출구조사원들도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 발걸음을 기다렸다.

투표소 문이 열리고, 유권자들은 널찍이 거리를 둔 채 천천히 기표소로 향했다.

투표는 차분하고 조용히 질서 있게 진행됐다.

사전투표일처럼 크게 붐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비닐장갑이나 손등 위에 도장을 찍고 인증샷을 남기는 유권자 모습도 찾기 힘들었다.

[선택 4·15] 육지 속 섬 주민도, 해발 1천708m 대피소 직원도 한표(종합)
다만 대학생 자녀와 함께 투표를 마친 한 중년 유권자는 '투표 확인증'을 들고 함께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그는 "손등에 도장을 찍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에 위험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뉴스를 봤다"며 "아들과 함께 하는 첫 투표를 기념하고 싶어서 확인증을 발급받아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한 자동차 대리점에는 동내면 제4투표소가 마련돼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내륙의 섬'으로 불리는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주민들은 배를 타고 투표소로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모두 14가구 2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 주민들은 1940년대 화천댐 건설로 육로가 없어지면서 육지 속의 섬이 된 뒤부터 선관위가 지원하는 배를 이용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은 사전투표를 한 주민을 제외한 4명이 20여분간 배를 타고 오전 9시 10분께 구만리 선착장에 도착, 투표소가 마련된 풍산초등학교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윤연자(76·여)씨는 "투표는 꼭 해야 해서 매번 배를 타고 와서 투표하고 있다"며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선택 4·15] 육지 속 섬 주민도, 해발 1천708m 대피소 직원도 한표(종합)
설악산국립공원 대피소 직원들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공원 내 5개 대피소 직원 35명은 일정 인원이 상시 비상 근무를 해야 하는 대피소 여건상 조를 나눠 지난 10∼11일 사전투표와 이날 본투표에 참여했다.

해발 1천708m 대청봉 정상 인근에 있는 중청대피소(대청분소)의 경우 총 근무 인원 10명 가운데 7명은 사전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했으며 나머지 3명은 지난 14일 하산해 15일 오전 거주지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김상희 분소장은 "고지대에서 근무하는 대피소 직원들은 투표하려면 3∼4시간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하는 만큼 조를 나눠 모두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진 춘천지역 고3생인 이민서(18)양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유권자가 됐다는 사실에 기분이 굉장히 좋다"며 "청년 정책 결정 과정에 작지만, 목소리를 보탤 수 있도록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선택 4·15] 육지 속 섬 주민도, 해발 1천708m 대피소 직원도 한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