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서 4선을 했지만 이제는 '강남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관록의 정치인이 있다.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 이야기다. 2016년 총선 당시 여수를 떠나 강남갑으로 향했던 김 후보는 4년간 지역을 갈고 닦으며 강남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 후보는 지역을 위해 당론과 대비되는 발언에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종합부동산세와 관련된 내용이다. 당에서는 규제 강화를, 김 후보는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다

강남갑은 미래통합당의 텃밭, 보수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만큼 4선의 중진에게도 쉽지 않은 지역이다. 하지만 김 후보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강남갑 유권자들이 '검증된 사람'인 자신에게 몰표를 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 2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 2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 4선 후 강남갑으로 와 지난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4년 전과 지금 지역 민심은 어떠한가?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외적인 정치환경은 4년 전보다 좋아지지 않았다. 부동산 규제로 강남에서 불만이 많다. 개인에 대한 인지도나 신뢰도는 4년간 닦아 놓은 게 있어서 좋아졌다. 당 지지도는 어려운데 개인 지지도는 나아졌다."

▷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강남갑이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 태 후보의 공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

"태 후보는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을 했다. 우리에게 적성 국가였다. 지금 전향을 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하겠다고 한다. 아직은 이르지 않은가 생각한다. 검증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강남에 연고나 활동이 없었는데 지역구로 나온다는 것이 뜬금없지 않은가. 여기 와서 경제적 이슈를 주로 이야기하는데 대한민국에 경제 전문가는 많다. 주민들도 태 후보가 왜 강남으로 나와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 김 후보는 태 후보를 두고 '깜깜이 후보'라며 비판을 하고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 이러한 지적을 하고 있는가?

"태 후보가 나온다고 해서 여러 가지 경력, 가족 배경, 학력 들을 찾아봤는데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몇 개 안 되더라. 한국에서 살지 않았으니 본인의 자서전 이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자서전도 외교에 대한 내용들이지 본인의 백그라운드에 대한 내용은 없다. 과연 태영호라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어 깜깜이 후보라고 지적을 했다."

▷ 태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지난 2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국정 경험을 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검증이 끝난 사람이다. 강남에서도 지난 4년 전에 나와 낙선했지만 그동안 강남갑 지역위원장으로 많은 지역 현안을 챙겼다. 상대적으로 준비가 되고 검증이 된 사람이다."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 2일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 2일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 강남갑은 특히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지역이다. 1주택 종부세 감면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당의 입장과 조금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당이 아무래도 서민 정치를 하다 보니 집값을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러나 법이나 정책이라는 것은 모든 국민들한테 공정해야 하고 합리성에 기반을 해야 한다. 지난해 12월쯤에 나온 부동산 대책을 보면 적어도 강남 주민들 입장에서는 지나치다는 평가가 있다. 자기가 집값을 선택해서 올리는 것도 아니고 살고 있는데 집값이 오를 뿐이다. 그런데 거기에 세금이 오르다 보니 봉급자나 은퇴자들은 집을 팔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도 처하게 된다. 억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는 조세 문제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고 보기에 이것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태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기준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종부세 감면론을 내건 상황에서 태 후보의 공약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저하고 거의 비슷하다. 종부세 감면에 대한 대책은 우리당이나 통합당이나, 특히 강남권에 출마하는 분들의 공약은 대동소이하다."

▷ 일부 여론조사에서 태 후보에 비해 10%가량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격차 극복을 위한 전략이 있는가?

"여론조사 10% 내외는 얼마든지 선거운동 기간에 뒤집힐 수 있는 수치다.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보들을 비교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강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준비되고 검증된 사람을, 당선 이후 현안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은 김성곤 아니냐는 선택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 그 밖에도 강남갑 선거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강남 경제 활성화 문제다. 제가 생각하는 공약 1호가 강남을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강남의 경제도 견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 강남을 미국의 맨해튼처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 그 중심에는 강남 한류 산업의 활성화가 있다."

▷ 유권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유권자들께서 정당도 좋지만 우선 인물을 보고 투표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당만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하지 말고 누가 검증되고 준비된 후보인지, 실력 있는지를 따져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 2일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 2일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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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