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스타모빌리티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산 스타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자신의 우호세력인 박모 사내이사를 통해 이모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측근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계획이었다.
현재 대표이사인 이씨는 김 회장의 반대파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김 회장이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내기도 했다.
반면 박씨는 김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초 김 회장과 수원여객 회삿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김모 수원여객 재무 이사의 전 장인이다.
김 회장 친구이자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모 전 금융감독원 팀장의 친동생 김모 사외이사, 김 회장 지인으로 알려진 이모 사내이사도 우호세력이다.
당일 이사회에는 김 회장 측에 해당하는 박씨·김 이사·이 이사 3명과 이 대표 등 반대파 2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대로라면 김 회장이 원하는 인물이 대표이사가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 회장 측 이사는 박씨만 참석해 대표이사 해임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수원여객 횡령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갑작스럽게 이들 앞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관들은 김 회장의 오른팔이자 김 회장과 함께 스타모빌리티 자금 517억원 및 수원여객 회삿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잠적했던 김모씨를 체포하러 나타났다.
김씨는 김 회장 지시를 받고 당일 이사회장에 김 회장 편인 김 이사와 이 이사를 데리고 오다 경찰에게 체포됐다.
함께 있던 이 이사도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에 소환됐다.
김 이사는 경찰과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이사회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스타모빌리티 관계자는 "두 이사가 이사회장에 나타나지 않자 이 대표를 해임하려던 박 이사가 이사회 무효를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고 기존에 회사에서 준비한 안건들만 통과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횡령 혐의 피소와 관련,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이 대표와 회사 자금관리인 등을 횡령 혐의로 맞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측근을 통해 회사를 장악한 뒤 회사 내부 자금을 노리는 한편, 횡령 사건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계략이라는 내부 해석이 나온다.
피고소인에는 이사회 당일 경찰에 체포된 김 회장의 오른팔 김씨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스타모빌리티 관계자는 "김씨는 끝까지 김 회장의 수족처럼 행동했는데 이용만 당하고 꼬리 자르기를 당하는 것 같다"며 "김 회장은 지금도 측근들을 통해 스타모빌리티처럼 직간접으로 소유했던 회사들을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은 전날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최측근인 김모 라임자산운용 본부장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수재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의 도피 조력자 2명,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입된 상장사의 주식을 미리 사둔 뒤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4명을 잇달아 체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