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4·15 총선을 둘러싼 공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성북갑 경선에서 탈락한 유승희 의원은 경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경선을 요구했다. ‘아들 찬스’ 논란 끝에 불출마를 선언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과 공천 배제(컷오프)된 민병두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황에서 제가 김영배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겼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며 여론조사를 실시한 조사기관과 김 후보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경선 부정에 대한 진상조사 및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한 재검표 또는 재경선을 요청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측이 연령대·거주지 허위답변을 유도하는 등 심각한 위법행위가 확인돼 증거자료와 함께 당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임에도 중앙당 재심위는 김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었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증거보전 및 검증을 신청하고 김 후보와 선거캠프 관계자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1월 문 의장 지역구를 세습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불출마를 선언한 문 부위원장은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영입인재인 오영환 전 소방관이 지역 연고가 없음에도 의정부갑에 전략공천되면서 지역 내 불만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당직자 400여 명은 지난 2일 오 전 소방관의 전략공천 소식에 반발해 총사퇴했다. 당원과 지역 인사들은 문 부위원장에게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권유하고 있고 문 부위원장도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휩싸여 공관위의 정밀 심사를 받은 끝에 공천 배제된 민 의원은 15일 자신의 거취를 밝히기로 했다. 그는 지난 8일 SNS에 2016년 민주당 공천 당시 이해찬 대표가 컷오프됐던 사실을 언급하며 “불안하다는 정무적 판단으로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썼다. 이 대표는 2016년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세종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에 복당했다.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4·15 총선에 출마할 지역구 후보자 219명을 인준하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목록 31명을 의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