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상당구 김형근-이현웅, 서원구 이장섭-이광희 공천 경쟁

1980년대 충북 지역 민주화 운동을 이끌던 인사 다수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동지'가 아닌 '맞수'로 격돌한다.

'동지'에서 '맞수'로…충북 운동권 출신 총선 후보 이색대결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형근(60)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1980년대 도내 민주화 운동의 1세대로 꼽힌다.

충북대 78학번인 그는 1986년 출범한 충북민주운동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약 4년간 이 단체를 이끌었다
이 단체의 출범은 당시 지역 민주화 운동 촉발의 계기가 됐다.

김 전 사장은 이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충북민족민주운동연합 정책실장, 통일시대국민회의 충북연대 운영위원장 등을 맡으며 단체 활동을 이어간 김 전 사장은 2003년 열린우리당 국민참여팀장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10∼2012년 충북도의회 의장을 지냈다.

김 전 사장과 당내 공천 경쟁에 나선 이현웅(50·88학번) 전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마지막 세대로 분류된다.

이 전 원장은 1991년 충북대 총학생회장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충북지구 의장을 맡았다.

당시 학생운동에 따른 2년의 수감생활로 제적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입학해 8년 만인 1996년 학사모를 쓴 그는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며 도시정책 전문가로 새로운 길을 걸었다.

청주시 서원구에서는 충북대 82학번 동기인 이장섭(56)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와 이광희(56) 전 충북도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동지'에서 '맞수'로…충북 운동권 출신 총선 후보 이색대결
최근 민주당의 총선 예비후보 3차 검증에서 서원구를 선택한 이 전 부지사는 충북민주운동협의회와 청주민주운동청년연합에 몸담았다.

두 단체에서 각각 상임위원과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군 제대 후 이 전 부지사보다는 다소 늦게 학생운동에 뛰어든 이 전 의원은 청주민주운동청년연합 의장을 지냈다.

이 단체의 활동 시기가 이 전 부지사와 겹치지는 않는다.

정계에서도 이 전 부지사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활동한 반면 이 전 의원은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거쳐 지방의원으로 일해 무대가 달랐다.

하지만 같은 대학 출신의 동기, 같은 단체에서 활동한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대결은 더욱 이목을 끈다.

서원구에는 유행열(55)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등판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충북대 84학번인 유 전 행정관은 학생운동을 하다 1986∼1987년 집시법 위반으로 두 차례 구속됐고, 1989년에는 충북대 총학생회 회장으로 전대협 3기 중앙위원 활동을 했다.

유 전 행정관은 민주당 예비후보 자격 심사에 참여했으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는 의미) 논란'으로 인해 출마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유 전 행정관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유 전 행정관이 1986년 대학 후배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폭로가 나와 중도 포기했다.

유 전 행정관은 '사실무근'이라며 지난해 10월 폭로자 등 6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고, 상대측은 최근 유 전 행정관을 무고·명예훼손죄로 맞고소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