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사과문 일부 사실과 달라…장학금 반납 이유 설명 못 들어"
학교 측 "일부 통장 거래내용 교수 진술과 달라…사실관계 확인 중"
수년간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줬다가 다시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의혹을 받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일본어창의융합학부(일본어학부) 교수들이 학교 구성원들에게 사과문(입장표명문)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학교 구성원들은 학부가 사과보다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며 사과문에 적힌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20일 부산외대에 따르면 이 학교 일본어창의융학부 교수들은 최근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에게 사과문 및 입장표명문이란 제목의 긴 이메일을 보냈다.

일본어 학부 교수들은 "언론에서 일방적이고 자극적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되었으나 그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본 사건으로 우리 대학 전체에 대한 명예 실추와 실망감을 안겨드리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며 사과문을 시작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언론에서는 학생에게 지급되는 원래 장학금을 빼돌린 것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본부에 있는 학부 통장에 그동안 학부 교수들이 납부한 금액을 학부로 찾아와 더 많은 학생을 위한 지원과 학부 공공의 활동을 위해 사용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매년 장학금의 형태로만 학부로의 지원이 가능한 상황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후 더 많은 학생의 장학금 혜택과 학생지원 활동을 위해 기부받았다"며 이번 사태를 '절차적인 실수', '학생들의 기부'로 표현했다.

하지만 실제 장학금을 받았다 돌려준 학생 생각은 전혀 달랐다.

한 부산외대 졸업생은 "장학금 250만원이 입금되면 2만원만 빼고 다시 입금하라는 부탁만 있었지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는 등 이유에 대해 어떠한 말도 없었다"며 해명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장학금을 줬다 뺏은 것 자체로 투명하지 못한 것인데 상처를 받은 학생들 마음은 헤아리지 구체적인 설명 없이 억울함만 토론한 사과문이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 관계자들도 의혹 해소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과문에는 돌려받은 장학금을 학생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 어떠한 이유로 학교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하고 학부 예산으로 써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형식만 사과문이고 사실상 억울함만 토로한 해명문이다"며 "며 "이 문제로 총장까지 사퇴했고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데 교수들이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학교 자체 진상조사단은 학부 통장이 만들어진 2007년부터 거래 내역을 살펴보고 있다.

조사단은 교수 진술과 통장 입출금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소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