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부 나시리야 시위서도 29명 사망" 이라크에서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는 등 격렬한 반정부 시위와 실탄을 이용한 강경 진압으로 하루 새 곳곳에서 4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은 28일 이라크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를 각각 45명과 약 40명으로 집계했다.
AP통신 등은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27일(바그다드 현지시간) 밤 중남부 나자프에서 이란 영사관에 불을 질러 큰 피해가 났다고 전했다.
시위대 수십명이 이란 영사관으로 보이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일부 시민이 정문 위에 올라가 이라크 국기를 흔드는 사진과 동영상 여러 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졌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가 방화하자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뒷문으로 급히 대피했다.
경찰이 시위대의 진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 사상자가 발생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9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AP통신은 나자프 시위의 사망자가 5명이라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나자프 치안 당국은 방화 직후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숨진 시위대의 장례를 치르려는 주민 수천명이 통금에 불복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라크군은 이날 "군 통수권자인 총리의 지시에 따라 나자프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병력을 급파했다"라고 발표했다.
나자프는 시아파 성지 가운데 하나로 성지 순례하는 이란인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며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지역이다.
이란 외무부는 28일 자국 외교 공관에 대한 방화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일을 저지른 '폭도'를 강하게 처벌하라고 이라크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이달 3일에도 이라크 남부의 시아파 최대 성지 카르발라의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에 습격받아 불에 탔다.
이란은 이날 '안보 이유'를 들어 이라크로 연결되는 메흐란 국경을 폐쇄했다고 현지 메흐르 뉴스통신이 국경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 남동부 나시리야에서 28일 시위 진압 부대의 발포로 최소 2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밤 나시리야의 반정부 시위대가 교량을 점거하고, 경찰서 앞으로도 몰려들자 진압 부대는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실탄을 발사했다.
시 당국은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이 지역으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에서 검문 중이다.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티그리스강 다리 근처에서 진압 부대가 시위대를 향해 실탄과 고무탄을 발사, 4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이란의 영향력이 강한 중남부 카르발라에서도 실탄과 발사형 최루탄에 맞은 시민 3명이 숨졌다.
카르발라에서도 27일 밤 반정부 시위가 발발해 군경이 이곳으로 통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달 1일부터 만성적인 실업난과 정부의 무능, 부패를 규탄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로 지금까지 시민 약 350명이 사망했다.
이 시위가 이란과 경제·정치뿐 아니라 종파적(시아파)으로도 관련이 큰 이라크 남부를 중심으로 벌어진 데다 이란 외교 공관까지 공격당하면서 이란의 내정간섭에 반대한 이라크 시민의 집단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