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 탱크 하나를 가득 채우면 도시가스를 쓰고 있는 제주지역의 모든 가정에 1년간 공급할 수 있습니다.”

28일 찾은 제주 애월항 인근 LNG 생산기지(사진)에는 높이 36m, 직경 55m의 콘크리트 탱크 두 기(4만5000kL급)가 우뚝 솟아 있었다. 탱크 주변에는 수백m의 배관망이 혈관처럼 뻗어 있다. 가스전에서 추출한 LNG는 영하 162도에서 액화 상태로 냉각돼 수송된다. 배에서 탱크로 옮겨진 뒤에는 기화 처리 작업을 거쳐 배관망을 통해 각 가정 등에 공급된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LNG 공급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이제 기존 액화석유가스(LPG)보다 36%가량 저렴한 LNG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14%에 불과한 제주지역 도시가스 공급률을 높이는 데도 LNG가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공사는 이날 제주 LNG 생산기지 건설사업 준공식을 했다. 1986년 국내에 발전용 LNG가 최초로 공급된 이후 33년 만에 전국 LNG 시대를 열게 됐다. 제주 생산기지 건설사업은 2007년 애월항이 LNG 저장탱크 입지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10년간 총 5428억원이 투입됐다.

내년 3월 도시가스 배관 공사가 완료되면 도내 약 3만 가구가 등유와 LPG보다 저렴한 가정용 LNG를 쓸 수 있다. 제주에선 내년 6월이면 총 3기의 LNG발전소가 가동될 예정이다. 현지 총발전량의 34%를 LNG가 담당하게 된다. 산업부는 이날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안형철 전 가스공사 제주기지건설단장 등 31명에게 훈·포장 등을 수여했다.

제주=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