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사회 여성들이 벌이는 아슬아슬한 범죄…'허슬러'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허슬러'는 '사기꾼'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스트리퍼들 이야기다.

2000년대 초반 스트립 클럽의 고객을 유혹한 두 여성 이야기를 토대로 저널리스트 제시카 프레슬러가 2015년 '뉴욕 매거진'에 기고한 칼럼을 토대로 했다.

2007년 뉴욕의 한 스트립 클럽. 신입인 데스티니(콘스탄스 우)는 어느 날 클럽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하는 라모나(제니퍼 로페즈)를 만난다.

남성중심사회 여성들이 벌이는 아슬아슬한 범죄…'허슬러'
라모나는 데스티니에게 폴댄스와 클럽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스트립 클럽을 찾는 월가 남성들을 공략해 돈을 벌며 라모나와 데스티니가 우정을 쌓아가던 어느 날,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친다.

대부분의 손님이 월가 남성들인 까닭에 클럽은 큰 타격을 보고 가진 자들이 불법을 자행하며 돈을 불리는 세상에 불만이 커지던 라모나와 데스티니는 월가 남성들을 상대로 나름의 '응징'에 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신입 애나벨(릴리 라인하트)과 메르세데스(케케 파머)를 영입한다.

남성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모두 단역에 불과하고 여성 등장인물들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배우들은 물론이고 감독부터 제작진까지 모두 여성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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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대립적 구도가 처음부터 형성된다.

성 상품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배경인 스트립 클럽에서는 남성들이 일방적으로 성을 사고 여성들은 그 대상이다.

주인공들이 범죄를 기획하면서부터는 남성들만이 이들에게 당하는 피해자가 된다.

실제로는 '버닝썬 사건' 등 비슷한 범죄가 남성에 의해 여성들을 상대로 자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반전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남성들이 범죄를 의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여자한테 당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라는 대사도 이 대립 구도를 설명한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노래 가사 역시 "이것은 지배권에 관한 이야기다"(This is the story of control) 라고 주제를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영화가 '스타일리시 범죄 오락'으로 홍보돼 케이퍼 영화를 기대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여성들의 끈끈한 우정과 여성으로서 겪는 여러 부당함 등이 더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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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인공들이 저지르는 일들이 분명 범죄인만큼 이들을 무작정 두둔하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월가 사람들은) 맨날 남을 등쳐먹는데 아무도 감옥에 안 간다"라는 대사를 통해 이들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듯한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라모나 역을 맡은 제니퍼 로페즈는 5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뽐낸다.

그는 폴댄스 장면을 위해 촬영 6개월 전부터 매일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는 제작에도 참여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로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콘스탄스 우 역시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북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북미 흥행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스트리퍼를 소재로 해 노출 수위가 높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남성중심사회 여성들이 벌이는 아슬아슬한 범죄…'허슬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