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홍콩 사이완호에서 열린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경찰이 실탄 3발을 발사했다. 사격 장면 등이 페이스북에서 생중계됐다. /사진=CUPID PRODUCER via REUTERS
지난 11일 홍콩 사이완호에서 열린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경찰이 실탄 3발을 발사했다. 사격 장면 등이 페이스북에서 생중계됐다. /사진=CUPID PRODUCER via REUTERS
지난 11일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실탄에 맞은 시위 참가자가 긴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시위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경찰의 실탄 발포 장면과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제압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으로 생중계 돼 중국 정부가 비상에 걸렸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0분께 홍콩 사이완호에서 '시위 첫 희생자'인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렸다.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시위 현장에서 한 교통경찰이 도로 위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시위자는 즉각 도로 위에 쓰러졌고, 해당 경찰이 쓰러진 시위자 위에서 그를 추가로 제압했다. 이 경찰은 다가오는 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더 발사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21살로 알려진 이 남성은 오른쪽 신장과 간 부근에 총알이 박혔다.

시위대가 추모하는 차우 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께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 인근에서 최루탄을 피하려고 하다가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숨졌다.

시위대는 12일에도 대중교통 방해 운동과 차우 씨를 추모하는 시위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날 경찰의 실탄 발사는 시위대가 흉기를 들고 공격하는 등 경찰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저녁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시위대 피격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면서 맹비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