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UN Memorial Cemetery)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엔군 참전용사와 가족,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보훈 단체장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17세 최연소 나이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호주 제임스 패트릭 도은트(James Patrick Daunt) 상병 묘를 참배하고, 캐나다와 영국 참전용사 유가족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헌정했다.
본행사가 시작한 오전 11시 부산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유엔군 묘역을 향해 1분간 묵념을 했다.
참전용사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조포 19발도 발사됐다.
이날 22개 참전국에서는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행사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12개 국가에서는 한국 시간에 맞춰 행사를 벌인다.
'턴 투워드 부산' 최초 제안자인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85·Vincent Courtenay) 씨는 올해도 빠짐없이 참석해 '전우에게 바치는 글'(how silent you rest)을 낭독했다.
빈센트 커트니는 해당 글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번영한 국가로 71주년을 맞고 있다"면서 "전우들의 용맹한 정신에서 비롯된 힘은 아직도 한국인들의 자유롭고 강인한 심장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참전용사 가족인 게리 스티븐 데아마랄(Gary Steven DeAmaral) 씨는 미 제8기병연대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조부 윌리엄 로널드 크리스텐슨(William Ronald Christensen)을 기리며 추도사를 했다.
데아마랄 씨는 "할아버지와 같은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자신의 전우가 죽어 나간 한국전쟁이 지워버리고 싶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면서 "하지만 오랜 세월을 지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자신들의 나라를 구해주어 고맙다며 은혜를 갚겠다고 나섰다.
할아버지는 그것이 한국인들이 만든 기적 같은 선물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데아마랄 씨는 한국 정부의 장학금을 통해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공부한 뒤 현재 국내 대기업 물류 업체에서 근무하며 물류 전문가 꿈을 키우고 있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낯선 땅, 낯선 나라 국민들을 위해 투혼을 발휘하다가 산화하신 분들을 위해 경의를 표한다"면서 "수많은 피와 땀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 부국이 됐고, 한류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강국이 됐다.
국제사회에서 받은 따뜻한 손길에 보답하는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성악가 류하나, 가수 김용진, 리틀엔젤스 등이 추모 공연을 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추모 비행도 이어졌다.
'턴 투워드 부산'은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 씨가 6·25전쟁 참전 전사자들이 안장된 유엔묘지가 있는 부산을 향해 묵념할 것을 제안한 이래 매년 11월 11일 11시를 기해 행사가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