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우즈의 부활 보고 큰 희망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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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가 마스터스 우승 때
내 일같아 펑펑 울었어요"
내 일같아 펑펑 울었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9승에 빛나는 그는 우정힐스에서 8일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고국에 왔다. 국내 투어 출전은 2017년 11월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이후 꼭 2년 만이다.
최나연은 짐을 들고 있지 않던 왼손을 습관처럼 허리에 올렸다. 허리 상태를 묻자 다행히 “올해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다”며 “한때는 허리 통증 때문에 스윙이 무서웠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개 대회를 뛰고 LPGA투어 사무국에 병가를 냈을 정도로 허리가 좋지 않았다. 스윙 때 ‘찌릿’ 하는 통증이 온몸을 휘감았다. 드라이버 입스의 시작이었다. 최나연은 “2015년부터 서서히 아프더니 작년엔 스윙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며 “성적도 안 나오고 이럴 바엔 푹 쉬자고 해서 병가를 냈다”고 했다.
그는 쉬는 동안 홀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골프채는 거의 만지지도 않았다.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웠고, 이 덕분에 스윙도 고쳤다. 허리에 부담을 주던 기존 스윙을 버리고 간소하게 만들었다. 부정적인 말로 채워지는 것 같아 포기했던 ‘골프 일기’도 최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드라이버 입스는 이제 거의 고쳐진 단계예요. 비거리는 캐리로 한 230야드 정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괜찮아요. 70~80% 힘으로 쳐도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단 걸 깨달았죠. 이젠 정확성으로 승부를 볼 때니까요.”
우즈처럼 최나연도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일단은 희망을 봤다. 그는 시즌 중반까진 연거푸 커트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가 최근 3개 대회에선 공동 24위-공동 28위-공동 19위로 성적이 확 뛰어올랐다. 7월엔 공동 3위도 한 번 기록했다. 내년에도 대다수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내년 1월부터 열심히 뛸 계획”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ADT캡스 대회는 그가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다. 국내에서 뛸 때도 자주 출전했던 대회라 익숙하지만 우정힐스에선 처음 열리는 여자대회라 코스가 낯설다.
“여전히 골프 칠 때가 가장 행복하고 편한 걸 보면, 전 그냥 선천적으로 골프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열정만큼은 전성기 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요. 정말 골프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2년 만의 한국 팬들 앞에 서는 만큼 쉽지 않겠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천안=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