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게임이 국내 게임업체들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VR 기기를 쓴 이용자들이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한경DB
가상현실(VR) 게임이 국내 게임업체들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VR 기기를 쓴 이용자들이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한경DB
지난해 6월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 대형 게임업체들도 힘겨워하는 일본 게임시장에서 국내 중소 게임업체 게임코스터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던전메이커’가 유료게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게임은 김국환 게임코스터 대표가 직원 네 명과 만들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일본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시장은 작기 때문에 결국 해외를 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구글이 게임 개발사 등 국내 정보기술(IT)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3.3%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대만 등으로 진출

게임수출, 中 쏠림 벗어나 북미·유럽 공략…콘솔·VR 새 플랫폼 도전
한국 게임시장의 성장세가 꺾였지만 국내 게임업체들은 새로운 도전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글로벌 미개척지를 찾아나서고 플랫폼 다양화를 시도하는 업체들이 늘었다.

펄어비스도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 일본에 내놓은 ‘검은 사막 모바일’은 매출 2위까지 올랐다. 지난해 대만에서는 1위까지 차지했다. 여세를 몰아 ‘검은 사막 모바일’의 공식 출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북미, 유럽 등 150여 개국에 9개 언어로 출시하기로 했다. 이런 해외 실적 덕분에 펄어비스의 올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4.8% 증가한 152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비중은 74%에 달했다.

네오위즈, 넵튠 등 중견 게임업체들은 글로벌 게임 유통 서비스인 스팀을 활용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팀에 내놓은 게임이 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새로운 플랫폼 도전

그동안 한국 게임업체들의 경쟁력이 뒤처진 콘솔시장에 도전하는 게임사도 늘고 있다. 콘솔은 주로 북미와 유럽지역의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게임 플랫폼이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30% 이상 차지한다.

크래프톤은 최근 역할수행게임(RPG) ‘미스트오버’를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등에 출시했다. 7월에는 ‘테라’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유통했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 일본에 출시했던 콘솔게임의 판매처를 넓혔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가 엑스박스원, 플레이스테이션4 등에 유통한 게임 ‘배틀그라운드’ 역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펄어비스도 ‘검은사막’의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정식 출시했다.

새롭게 열리는 게임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가상현실(VR) 게임시장이 대표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개발한 VR 게임 ‘포커스온유’와 ‘로건’을 7월에 내놨다. 2월엔 VR 플랫폼 서비스 ‘스토브(STOVE) VR’을 내놓기도 했다. 스토브 VR은 오프라인 VR 전용 게임공간(VR방)을 운영하는 사업주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5월 이동통신사 KT와 VR 콘텐츠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각종 VR 콘텐츠 개발 및 확보, VR 콘텐츠 플랫폼 유통사업 등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PC와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했던 국내 게임사들이 수출 다각화를 위해 여러 가지 게임 유통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