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의행 수원대박물관 연구교수는 문화재청과 경기도, 강원도가 26일 철원 DMZ 평화문화관에서 개최하는 제4차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에서 비무장지대 내 유적 탐색과 분석 발표를 통해 태봉국 철원성 구조를 소개한다.
허 교수는 25일 배포된 발제문에서 "철원도성은 바깥쪽부터 외성벽, 내성벽, 궁성벽이 있다"며 "외성벽은 동서보다 남북이 길고, 남서벽은 남동 방향으로 꺾였으며 해자로 추정되는 습지 형태 표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성벽 내부로는 동서로 연결되는 선이 일부 확인되는데, 도로나 경계 시설일 수 있다"며 "궁성벽은 사다리꼴이고, 지형에 맞춰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철원도성에서 문터 유적이 명확히 관찰되지 않았으나, 외성의 경우 궁성 북쪽 중심축선을 비롯해 동벽 3곳과 서벽 2곳이 문터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내성은 궁성 동서 중심 축선을 기준으로 좌우에 문터가 존재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철원성 건물터와 관련해서는 "외부와 내부에서 모두 확인된다"며 "외성 북서벽 모서리에서 약 700m 떨어진 곳에 사각형 건물터가 있는데, 기능과 성격은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궁성 내부 중심에는 돌출된 장방형 건물터가 있는데, 왕이 머물던 곳으로 추정되며 동서로 뻗은 구조물이 확인된다"며 "이 건물터 남쪽에는 동서에 각각 건물터 한 곳이 있고, 동쪽 건물터는 사역으로 짐작되며 일제강점기에 조사한 석등 위치와 일치한다"고 짚었다.
허 교수는 결론적으로 "철원도성은 구릉성 지형이 북동쪽·남서쪽 방향으로 흐르고, 이에 따라 도성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원성이 도시 구획 일환인 방리제(坊里制)를 적용했다는 견해에 대해 "대규모 절토나 구획이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지형이 그대로 보존됐다는 점에서 추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책포럼에서는 강현철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비무장지대 세계유산 등재 지원을 위한 입법의 정책적 방안을 발표한다.
강 위원은 문화재보호법과 세계유산 등재 신청 규정을 소개하고, 비무장지대 보존관리 특별법과 비무장지대 세계유산 지원 특별법 제정 시 장단점을 논한다.
/연합뉴스